[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오는 11일 전 세계 출시 예정인 갤럭시S5에 퀄컴 대신 인텔의 통신칩(베이스밴드: Baseband)인 'X-Gold 636'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퀄컴의 통신칩 대신 인텔 제품이 사용된 사례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으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의 탈(脫)퀄컴 기조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IT 전문 사이트인 테어다운(Tear Down)은 갤럭시S5의 분해 사진을 공개했다.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 판매될 모델로 추정되는 이 제품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801 대신 삼성전자 시스템LSI가 생산한 '엑시노스 5422'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정통한 관계자 등에 따르면 퀄컴 스냅드래곤 801은 롱텀에볼루션 어드밴드스(LTE-A) 지원이 필수적인 한국시장을 비롯해 북미, 유럽 등 퀄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엑시노스 5422가 탑재된 모델은 인도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 출시된다.
갤럭시S5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각 국가별 통신 사정에 따라 다른 핵심 부품이 탑재된다. 특징적인 점은 퀄컴의 통신칩 대신 인텔 칩이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에 탑재되기 시작했다는 것. 그간 퀄컴은 AP와 베이스밴드를 하나의 칩으로 묶은 스냅드래곤 시리즈로 시장을 독식해왔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AP와 베이스밴드를 별도로 구매하는 것보다 퀄컴의 원칩이 저렴한 데다 스냅드래곤 판매 강화를 위해 퀄컴이 LTE 베이스밴드 칩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서 스냅드래곤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이 LTE 칩을 내놓은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통신칩 제조사들이 LTE 지원이 가능한 통신 칩 개발에 사활을 걸고 달려들었다"며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높은 갤럭시S5에 인텔의 통신 칩이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건 삼성뿐만 아니라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퀄컴 이외의 대안이 생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S5에 퀄컴 오디오코덱 대신 울프슨 마이크로일렉트로닉의 WM5110E 오디오 허브 코덱, 업계 최고급 속도를 자랑하는 브로드컴의 5G 와이파이(Wi-Fi) 칩을 적용했다. 삼성 엑시노스 5422와 인텔 X-Gold 636을 합한 가격은 56달러 수준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엑시노스.(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