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가장 먼저 철회한 정당은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돌연 '상향식 공천'을 선언하고 공약을 사실상 파기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민과의 약속은 천금과도 같은 것인데 약속을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하게 됐다. 사과드린다"면서도 "정당은 후보 선출 과정에서 후보자의 기본적인 자질을 검증하기 때문에 공천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새누리당은 더 큰 죄를 짓지 않기 위해 기초선거 공천을 포기할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기초공천 철회에 대해 해명했다.
대국민 약속임에도 현실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약 파기 비판을 피하려 한 것이다. 더불어 여권 내 대다수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를 향해 공약 파기에 대한 책임이나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다.
이러한 새누리당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에게는 약속 파기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정계은퇴'를 요구하는 주장까지 나왔다.
10일 안철수 대표가 '당원+국민' 여론조사에 따라 기초선거 무공천을 철회하자 새누리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안 대표를 향해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News1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심재철 최고위원은 "거짓말을 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대통령을 꿈꿨던 사람이 이것이 무엇이냐"며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을 말 바꾸기 철수시리즈로 속일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번 공천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면서는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공천을 하기로 결정되었으니 정치생명, 곧 정계은퇴를 하는 것이 약속을 지키는 일"이라고 사퇴론까지 주장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간보기 정치에서 말 바꾸기의 철수정치의 전형을 보이는 것"이라며 "이처럼 겉 다르고 속 다른 정당에 이제 대체 무슨 대의명분이 있으며 어떤 얼굴로 국민 앞에 나서서 국민을 위하겠노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결국 안 대표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에 큰 소리만 친 셈이고, 지난 한 달 간 꼼수정치에 정수를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안 대표에게 새정치를 기대할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질타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안 대표는) 당내 분란을 스스로 해결하지도 못해 남 탓, 대통령 탓까지 했다"며 "뒤늦게야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과정이나 이유가 어떠했든 저희들마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