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6.4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무공천 방침을 끝내 철회했다.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가 기초 공천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회군의 명분이 마련된 측면도 있지만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통합 명분이 기초 무공천이었다는 점에서 후폭풍을 예상케 한다.
일단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 공천을 확정함에 따라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기호 2번'이 유지돼 하나의 선거에서 두 개의 룰이 적용되는 초유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기초 무공천을 강행하면 지역 조직이 와해돼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우려를 이유로 기초 무공천 철회를 요구하던 당내 반발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초 무공천 철회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존 입장을 변경한 셈이라 이번 지방선거를 '약속 대 거짓'의 프레임으로 치르려던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의 구상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김한길(좌), 안철수(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사진=한고은 기자)
특히 당원투표 및 여론조사 실시를 결정하면서도 기초 무공천 '원칙과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여러 차례 확인했던 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갈 전망이다.
안 공동대표는 기초 공천이 결정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는 위임된 권한에 불과하다"라며 "그것이 당원의 뜻이라면 따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원과 국민에게 기초 공천 여부를 물은 것이 김·안 공동대표의 재신임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게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또 기초 공천 결정에 따라 각 시도당을 중심으로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공천 신청자 심사에 시급히 착수해야 한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당론 번복이 김·안 공동대표의 거취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것보다는 조속한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점쳐진다.
다만 새정치의 상징처럼 되었던 기초 무공천 방침을 뒤집고 임하게 된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칫 패하기라도 할 경우엔 임기 1년이 보장된 김한길·안철수호(號)의 처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