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증권사, 과징금 리스크 놓고 시각 엇갈려

입력 : 2014-04-11 오후 5:30:29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담합 행위에 대한 처벌로 과징금을 받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악재가 주가와 실적에 미칠 영향을 놓고 증권사와 건설업계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 행위가 적발돼 처벌받는 건수가 늘고 있다.
 
올해만 들어 약 20여개의 건설사들이 인천지하철 2호선 공사 등 총 4건에서 담합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과 검찰 수사 처벌을 받았다. 과징금 규모만 해도 2900여억원에 이른다.
 
지난 10일에는 부산·대구도시철도 공사 입찰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담합 사실이 드러나면서 6개 건설사에 총 122억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또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 입찰을 앞두고 공사구간을 나눠먹기한 5개 건설사는 불구속 기소됐다.
 
증권사들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과징금 등의 제재에 대해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연초이후 건설업 지수는 코스피 대비 5.7% 상회했다"며 "주택시장 개선이 기대되고 해외 수주의 양과 질이 긍정적으로 업황을 개선시키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황 개선 기대감과 밝은 해외 수주 실적이 과징금 리스크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징금 부과는 언제 인식하느냐 시기의 문제이며, 특이사항 정도로 인식돼 매출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과징금 리스크에 대해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건설업 구조상 향후에도 담합이 발생 가능성이 높고 과징금 규모가 커질 것을 우려해서다.
 
특히 증권사들이 실적 개선 전망의 근거로 삼는 해외 사업에서도 과징금 리스크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건설업들끼리 담합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해외 수주도 마찬가지"라며 "해외 건설사들도 실적이 좋지 않은데 경쟁이 치열해져 불공정 거래행위가 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재 규모는 경우마다 다르겠지만 회계 장부에 과징금 비용 인식이 늘어나면 기업가치도 손상되고 자꾸 언론에 부정적으로 노출되면 낙인이 찍혀 주가에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 관계자는 "건설 기술과 기법은 점차 상향 평준화되고 있어서 수주에 앞서나갈 수 있는 방법은 더 큰 금액을 제시하거나 경쟁사의 과오를 드러내 수주에 제한을 시키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려운 업황 속에서 더 큰 금액을 제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경쟁사의 잘못을 드러내는 방법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불경기에 시장 감시도 심해져 힘들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지난 3일 경인운하사업 건설공사의 입찰 담합에 관여한 13개 건설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 중 11개 건설사에 991억원의 과징금을 부여한다고 밝혔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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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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