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11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는 찬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전일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아시아 시장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3.10% 떨어졌다. 지난 2011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저물가의 우려를 떨쳐내지 못한 점도 투자 심리를 제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2.4% 상승했다고 밝혔다. 사전 전망치 2.5% 상승에 못 미치는 수치다.
함께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3% 내리며 2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日증시, 1만4000엔선 붕괴..기술株 하락 주도
◇일본 닛케이225 지수 주가 차트(자료=이토마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대비 340.07엔(2.38%) 떨어진 1만3960.05를 기록했다.
일간 낙폭으로는 3% 넘게 급락했던 지난달 14일 이후 최대로, 닛케이 지수가 1만4000엔 아래로 물러난 것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크리스 웨스턴 IG 수석투자전략가는 "일본 증시는 이번주에만 7% 이상 하락했다"며 "거대한 조정의 시기가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츠노다 아키히로 솜포재팬 니폰코아 자산운용 선임투자매니저는 "이번 주 일본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인 것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일본 기업들의 실적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쿄 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을 기준으로 일본 증시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는 전체의 66%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하락 행진을 이끌었다.
온라인 오픈마켓인 라쿠텐이 2.23%, 인터넷·통신 기업인 소프트뱅크가 3.81% 하락했다. 파나소닉(-1.55%), 샤프(-1.32%), 어드반테스트(-1.17%) 등도 하락 곡선을 그렸다.
미쓰비시중공업(-1.43%), 가와사키중공업(-1.34%), 미쓰이조선(-1.81%) 등 경기민감주도 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은 높은 비용과 수요 둔화를 이유로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영향에 7.87% 주저앉았다.
◇中증시, 성장 둔화 우려 지속..'움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76포인트(0.18%) 내린 2130.54로 장을 마쳤다.
오전 한 때 0.6%까지 낙폭을 키웠던 중국 증시는 장 마감을 앞두고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전일의 상승세를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일의 수출입 지표 부진에 이어 기대에 못 미친 물가상승률이 중국 경제 앞날의 비관적 전망에 힘을 더했기 때문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7.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전의 예상치인 7.6%와 정부 목표치 7.5%에 모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이밍 항셍홀딩스 자산운용 머니매니저는 "미국 시장의 과매도 현상이 중국 증시에도 압박을 줬다"며 "고평가된 스몰캡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취약한 생산자물가는 지금의 거시경제 환경이 좋지 않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국내 수요는 매우 형편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업종별 흐름으로는 안휘해로시멘트(3.35%), 산이중공업(1.35%), 우한철강(-0.92%) 등 인프라 관련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중국건설은행(-0.73%), 공상은행(-0.56%), 중국민생은행(-0.61%) 등 은행주도 약세였다.
반면 소매주들은 안정적인 실적 증가 전망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국 최대 주류 제조업체인 귀주마대가 4.46%, 또 다른 주류업체인 의빈오량액이 3.89% 올랐다. 최대 유제품 생산업체인 내몽고 이리산업그룹도 1.04% 상승했다.
◇대만·홍콩 동반 약세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대비 40.05포인트(0.45%) 내린 8908.05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UMC(-0.76%), 윈본드일렉트로닉스(-1.25%), 모젤바이텔릭(-0.64%) 등 반도체주와 AU옵트로닉스(0.42%), 청화픽쳐튜브(-3.50%), 한스타 디스플레이(-0.88%) 등 LCD 관련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4시2분(현지시간) 현재 161.19포인트(0.70%) 밀린 2만3025.77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기술주 조정의 여파를 받아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 홀딩스가 6% 가까이 하락 중이다.
차이나유니콤(-0.73%), 차이나모바일(-0.53%) 등 통신주와 에스프리홀딩스(-1.82%), 이풍(-0.66%) 등 소매주도 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