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성규기자] 최근 원화강세 국면에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대한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위적으로 환율 변화에 따라 수혜주와 피해주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9원 상승한 1038.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3월 1080원대에서 한달만에 급락해 현재 5년8개월만에 1050원선을 밑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원화강세 국면에서는 시가총액 상위주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주들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전체시장을 보고 사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업종 대표주들 중심으로 수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한국시장의 전체적인 투자매력이 살아나 시장에 사려는 자금들이 많이 들어와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그동안 한국(시장)을 사지 않다가 새롭게 사는 것이므로
삼성전자(005930)부터 시작해
POSCO(005490),
LG전자(066570) 등 대표주들을 사게 돼 있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수급이 전반적으로 신흥국의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원화강세가 나타난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시총 대표 상위주들 중심의 경기 민감주들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표적 수출주인 삼성전자나
현대차(005380) 등은 원화강세에 따른 악영향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부정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던 3월말부터 4월초 사이에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전문가들은 원화강세 국면에서 업종별로 수혜주와 피해주를 나누는 이분법적 해석을 경계했다.
김형렬 연구원은 "환율 수혜주와 피해주를 일방적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해석이 정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주 철강주·화학주가 강세를 보이니까 원화강세 수혜주로 분석됐지만 단기적인 현상일뿐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도 "그냥 원화강세 수혜주라는 개념만을 가지고 한쪽으로 치우치게 샀다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원화강세에 집착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수익성과 펀더멘탈과 현재의 주가 수준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이 성급하게 시장을 예측하기보다는 환율변화에 따른 전체 시장의 변화를 중요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형렬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는 원화강세가 이미 주가에 반영이 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또 원화강세라는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이나 전체적인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점도 감안하며 전체 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승현 연구원도 "원화에 대한 신뢰도가 오랫동안 박혀 있어서 원화강세가 더 가지 못할 거라는 시각이 많다"며 "굳이 예측하고 빨리 따라가기 보다는 환율이 변화됐을 때 과거의 패턴에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투자의 관점으로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040원 아래로 떨어진 지난 11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 시황판.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