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주요국 통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경제 지표 호조에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낮아진 영향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30% 오른 102.22엔을 기록했다.
유로·엔 환율도 전일대비 0.32% 상승한 141.24엔을 나타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3월의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월의 1.2% 증가보다는 둔화됐지만 사전 전망치 0.5% 증가는 웃돌며 경제의 완만한 회복을 뒷받침했다.
크리스 가프니 에버뱅크 웰스매니지먼트 선임투자전략가는 "위험 자산 선호 경향이 뚜렷한 하루였다"며 "날씨와 함께 경제도 개선되는 모습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출구전략 사용을 검토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힌 점도 엔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구로다 총재는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BOJ는 2%의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이 최소 2년 간은 초저금리가 계속될 것이라 시사한 점은 엔화 약세폭을 제한했다.
옐런은 이날 열린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요인은 물가와 고용지표"라며 "2016년을 전후로 미국이 완전 고용 상태에 근접하고 물가도 안정될 것이란 전망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멕시코 페소화는 미국 산업생산 지표 호조에 강세를 나타냈다. 멕시코 경제가 최대 무역 상대국인 미국과 높은 연계성을 갖기 때문이다.
달러·페소 환율은 전일대비 0.30% 하락한 13.0645페소로 거래됐다.
영국 파운드화는 실업률이 영란은행(BOE)의 정책 목표치를 하회했다는 소식에 강세였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0.43% 떨어진 0.5953파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영국통계청(ONS)는 12~2월의 실업률이 6.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3개월(11~1월)의 7.1%에서 하락한 것이다. 작년 8월 BOE는 "실업률이 7%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조쉬 오바인 시티그룹 외환투자전략가는 "실업률이 매우 고무적으로 나타났다"며 "이 점이 파운드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BOE의 목표치를 하회한 실업률은 조만간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높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