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최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관련돼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중견 검사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박은재 부산고검 검사(47·사법연수원 24기)가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박 검사는 지난해 9월 국제·미래기획단장으로 재직할 당시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에 대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지시하자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박 검사는 당시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통해 "누구보다 소신 있게 검사생활을 하셨던 장관님이 이 상황에서 검찰총장 감찰지시라니요"라면서 "도대체 어떠한 방식의 감찰로 실체를 규명하려고 하셨습니까"라고 황 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검사는 채 전 총장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사표를 던진 김윤상 당시 대검 감찰1과장과 연수원 동기면서, 실제 절친한 사이이기도 하다.
박 검사는 김진태 현 검찰총장이 임명된 후 이어진 인사에서 부산고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 내부에서는 '좌천성 인사'라는 말이 돌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실 박 검사의 사의표명은 예견된 일"이라면서 "김윤상 검사가 사표를 던질 때 같이 나가게 될 것이라는 예상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의 내연녀로 알려진 임모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수사했던 곽규택 전주지검 부장검사(44·25기)도 검찰을 떠난다.
곽경택 영화감독의 동생인 곽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에 재직할 당시 임씨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진두 지휘하던 중 역시 김 총장 임명 후 이어진 인사에서 전주지검으로 발령됐다.
곽 검사는 고령인 부친의 병간호,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검사는 고향인 부산에 변호사 개업을 할 예정이다.
곽 검사와 가까운 한 검찰 관계자는 "채 전 총장 사건과 연결짓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연수원 25기 출신 검사들 중에서도 일 잘하는 검사로 알려져 있는데 검찰을 떠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