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3시30분경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3시30분경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1월11일 하와이로 떠난 지 96일 만의 귀국이다.
이날 취재진이 운집한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건희 회장은 곧바로 진도 여객선 참사 등에 대한 내용을 전달 받은 뒤 "큰 사고가 나서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건강 상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보시는 대로 건강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이 회장의 왼쪽 이마에 5cm 크기의 사각형 모양 반창고가 붙어있어 관계자들 사이에서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특별히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해외 출장에서 귀국했던 이 회장은 연초 신년 하례식을 치른 뒤 입국 보름만인 1월11일 다시 출장길에 올라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영 구상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귀국과 함께 출근경영을 재개하며 산적한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 초 강조한 '마하 경영' 등 고강도 혁신에 대한 추진 상황을 꼼꼼히 점검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계열사의 1분기 실적과 관련한 사업부 수장들의 보고와 함께 최근 논란이 재개된 반도체공장 백혈병 피해자 관련 현안도 챙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의 귀국과 함께 삼성그룹 내부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통상 이 회장은 장기간의 해외 체류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위기의식 고취와 함께 강력한 혁신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던져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안전환경연구소를 그룹 내 환경안전과 관련한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확대하고 환경안전 인력을 늘리는 등 각종 대책을 강구했으나 불미스러운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아 강력한 질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최근 속도를 내기 시작한 삼성그룹 내 계열사 재편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관심사다. 이 회장이 잦은 출장길에 올랐던 지난 8개월 동안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테크윈 등 주요 계열사 곳곳에서 총 7번에 이르는 계열사 조직 개편이 감행됐다. 경영권 승계의 사전작업이라는 게 재계의 지배적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