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김희주·어희재·이충희기자] 이번 카통의 주인공은 강력한 주행성능과 스타일리쉬한 디자인, 여기에 엄청난 연비까지 갖춘 팔방미인 볼보 'S60 D2'다.
독일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충성도는 확고하다. 국내에서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수입차 4사의 시장점유율은 약 70%가 넘고 있는 상황. 여기에 디젤열풍까지 맞물려 독일 수입차 업체들의 강세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카통팀은 수입차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가는 독일차 4총사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 모델로 볼보 S60 D2를 꼽아 시승해봤다. 철저한 분석을 위해 4명의 기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꼼꼼히 뜯어보고 분석했다.
◇잘 빠진 외모와 건실함으로 나를 지켜주는 '백마 탄 왕자'
디자인 평점 : ★★★★☆
볼보는 그 동안 안전의 대명사로 튼튼함에 있어서는 단연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디자인에서는 투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독일 프리미엄 3사와의 외모 경쟁에서는 다소 뒤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볼보 스포츠 세단 S60 D2는 이전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날렵함을 느낄 수 있다. 답답했던 외관을 시원하게 살려 세련미를 더했다. 부드럽게 미끄러져 내려오듯 볼륨감을 강조한 바디라인에 전면의 헤드램프로 강렬함을 강조했다. 볼보가 최근 반영하고 있는 세련된 디자인 흐름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다.
특히 '늑대의 눈'을 모티브로 제작됐다는 듀얼 헤드램프가 역동감을 더한다. 기존의 듀얼 헤드램프에서 싱글 헤드램프로 통합돼 특히 밤에 늑대의 야성미를 뽐낸다.
“More, Wide, Low”
이번 2014년 페이스리프트된 S60 D2의 핵심이다. 전면의 라디에티러 그릴과 프론트 그릴이 넓고 길어지면서 스포츠 세단의 날렵함을 배가시켰다. 프론트에서 리어 테일 램프로 이어지는 숄더 라인은 차체가 낮아 보이도록 제작됐고 리어 테일 램프도 트렌디함을 살려 기존에 없던 LED 기능을 탑재했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보면 영락없는 볼보의 ‘클래식함’을 느낄 수 있다. 외관에서 스포티한 매력에 충동 구매를 망설였다면 다시한번 고려해볼만한 대목이다.
내부에서는 기존 볼보가 강조했던 차분함을 감상할 수 있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군더더기 없는 구성, 깔끔한 내부가 인상적이다. 볼보 자동차 특유의 패턴을 갖춘 천연 가죽 시트가 편안함을 더하고, 부드럽게 핸들을 잡으면 어탭티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계기판이 눈을 사로잡는다. 다른 자동차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세련미가 돋보인다.
볼보 관계자는 “작년에 처음 V40 모델에 탑재했던 디지털 계기판은 반응이 좋아 2014년 부터는 전모델에 탑재됐다”며 “엘레강스’, ‘퍼포먼스’, ‘에코’ 3가지 디지털 테마를 통해 운전자의 취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계기판의 화려함이 기존 볼보에서 느낄 수 없어서 이질감이 느껴졌다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센터페시아의 차가움이 이와 조화를 이룬다고 판단되는데 이 점 역시 기존의 볼보 모델과는 확연히 다르다.
볼보 관계자는 “사실 해외 모델에서는 센터페시아의 옵션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젊은 층보다는 중노년층 운전자에게 인기가 있어 클래식 우드 데코 등 원목 소재만을 선보여왔다”면서 “그러나 S60 D2는 가격과 디자인, 성능 측면에서 젊은 층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이들을 겨냥해 메탈 느낌의 알루미늄 센터페시아를 과감하게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훌륭한 연비효율, 주행능력은 '글쎄'
주행성능 평점 : ★★★☆☆
S60 D2의 심장은 어떨까? S60 D2는 1.6리터 터보 4기통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최대출력은 115마력, 최대토크는 27.5kg.m로 국내 수입 디젤 승용차 중 가장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연비효율 역시 뛰어나다.
지난해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조사한 수입 중형차 연비 순위를 살펴보면 푸조의 '508 1.6 e-HDi'가 무려 18.4km/ℓ의 연비 성능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볼보의 'S60 D2'은 17.2km/ℓ의 탁월한 연비 효율을 보이면서 2위에 올랐다.
1년간 1만50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유류비가 147만원에 불과하다. 국산차 1위와 비교해도 약 20만원 가량 저렴한 것.
여기에 게트락(GETRAG) 사의 6단 듀얼 클러치 파워 시프트를 통해 변속 지연 시간이 짧아 동력의 손실이 적고, 우수한 연비를 구현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12g/km로 크게 낮추는 등 친환경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연비효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 대세인 스톱&스타트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연료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1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올초부터 현대차와 기아차도 엑센트, 아반떼, K3 디젤 등 총 10개종의 중소형 차량에 이 기능을 탑재하기도 했다.
다만 출발과 중속, 고속 등을 빠르게 넘나들면 힘에 부치는 듯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때문에 제로백 역시 12.3초로 평범했다. 4200만원이라는 가격 대비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안전이 실속이라면 그대가 알짜
안전성 평점 : ★★★★★
세계 최초로 자동차에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한 회사는 달라도 크게 달랐다. 문을 여는 느낌부터 묵직하니 차체의 강성이 다른 차량에 비해 탄탄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공차중량은 1580kg으로 타사 동급모델인 현대 아반떼 1.6 디젤(1335kg)이나 폭스바겐 골프 1.6 디젤(1410kg)보다 무겁다. 이 때문에 디젤차량인데도 운전자들은 주행시 제대로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 말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차랑 안전 테스트에서 볼보 S60은 S80, XC60 등과 함께 최고 등급을 받아 2014 올해의 안전한 차에 선정됐다. S60은 사이드나 루프 강성 충격테스트 등을 비롯해 차량의 25% 부분에만 충격을 가하는 가혹한 테스트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이는 스몰 오버랩 프론트(Small overlap front)라는 테스트로 실제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 유형을 가상실험에 적용한다. 테스트 시 운전석의 일부만 부딪히게 돼 있고 충격량이 한 쪽으로 쏠려 대부분의 차량이 굴욕을 맛보곤 한다.
실제로 아우디 A4 모델은 이 항목에서 최하등급을 받았고, BMW의 3시리즈나 벤츠의 C클래스도 불완전평가를 받았다.
S60 D2의 안전성은 해가 지면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볼보는 자동차 전면 라이트에 '코너링 라이트' 기술을 적용해 호평을 받았다.
이는 방향 지시등을 켜면 헤드램프에 포함된 LED 램프가 지시등이 점멸하는 쪽으로 빛을 비춰주는 기능이다. 라이트가 정면만을 비춰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을 커버하기 위해 측면을 밝히는 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할 때 측면시야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더이상 어두운 골목길로 꺾어 들어갈 때 한 켠에서 튀어나오는 고양이에 놀랄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액티브 밴딩 라이트' 기술도 적용돼 있어 핸들을 돌리는 방향으로 전면 라이트가 최대 15도까지 회전한다. 이는 커브길 주행시에 운전자의 시야를 90% 이상 향상시켜준다.
야간 운전자의 시야가 좁아질 때 언제 어느곳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사람과의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탁월한 기능이다.
맞은편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까지 고려한 '2세대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 기술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기능은 차량 전방에 탑재된 카메라와 제어장치를 통해 어두운 도로의 표지판을 멀리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했다.
야간 주행을 할 때 편리성을 담보함과 동시에 주행의 안전성도 확실히 높아질 수 있는 기능으로 볼보자동차만의 특별한 매력이 빛난다. 볼보자동차는 이 기능을 통해 자사의 운전철학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Ⅱ' 기술이나 '경추 보호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기술들이 S60 D2에 적용돼 있다.
볼보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었다는 핵심 가치 '안전'. 최근 출시된 신형 차종들이 이러한 볼보의 철학과 점점 맥락을 함께 하고 있지만, 볼보를 직접 운전해본 드라이버라면 '볼보=안전'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 번 진리처럼 여기게 될 것이다.
◇진화 못한 크루즈 컨트롤은 So so..공기 순환 클린패키지는 Good!
편의사양 평점 : ★★★☆☆
볼보가 자랑하는 S60의 편의사양은 크게 두가지다.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과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가 바로 그것.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운전자가 일정 속도를 설정해 두면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설정된 속도에 맞춰 주행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파주부터 서울까지 가는 자유로에서 속도를 80km/h로 맞춰 놓고 달려봤다. S60 D2는 설정해 둔 속력을 정확하게 맞춰서 자동 주행했다.
그러나 차량 간격을 일정 거리만큼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기능이 없어 브레이크를 자주 밟아줘야 했다. 얼마전 시승해 봤던 신형 쏘나타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ASCC)과 대비됐다.
쏘나타의 ASCC 시스템을 켜 앞차와의 간격을 설정해두면 브레이크를 따로 밟을 필요 없이 속도를 자동 조절한다. S60 D2는 이 기능이 없어 상대적으로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다만 볼보의 2.4리터급 이상 차종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채택해 일정한 차량 간격 설정이 가능하다. 신형쏘나타가 채택하고 있는 ASCC 기능과 같다. 쏘나타 등 최근 출시되는 중대형급 세단에는 이 기능이 채택되고 있어 S60 D2의 경우 다소 아쉬운 부분이 될만 했다.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는 문열림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1분 안에 내부의 공기를 외부로 자동 배출 시키는 시스템이다. 뜨거운 여름 차량 안이 급속하게 데워지면 오염된 화학물질 때문에 차량 내부가 답답한 공기로 가득차게 된다. 이때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 기능을 사용하면 1분 안에 신선한 공기가 차량 내부로 순환돼 들어온다.
실제 공기가 빠르게 순환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담배연기로 실험을 해봤다. 담배를 피우고 기능을 작동시켰더니 생각보다는 빠르게 공기가 정화됐다. 다만 크게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 이 기능은 담배연기처럼 공해에 가까운 공기를 정화시키는 기능이 아니라 뜨거운 여름 덥혀진 차량 내부를 빠른 시간에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가상실험을 통해 섭씨 60도까지 차량을 가열하고 기능을 작동시켰더니 빠른 속도로 공기가 정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차량 내부에 있는 각각의 통로를 통해 공기가 순환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어 시프트 패들(Gearshift Paddles) 기능은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안정감 있는 주행을 위해 운전대에 양손을 모두 올려둔 채로도 기어변속이 가능하다. 안정적인 주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초보 운전자 등 젊은 여성 운전자들이 선호할 만한 기능으로 추천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