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일본 방사능 유출 사태와 경기 불황 등으로 주춤했던 수산물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일본 방사능 유출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줄고, 갈치·고등어 등 인기 생선의 어획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의 수산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생물 생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4% 늘었다. 같은 기간 오징어와 낙지, 문어 등 해물 연체류 매출도 4.2% 증가했다.
특히 수산물 매출에서 가장 큰 구성비를 차치하는 생물 생선의 소비 회복세가 뚜렷하다.
ⓒNews1
생물 생선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갈치의 경우, 올해 1~3월 전국 수협 위판장 및 부산공동어시장의 위판 실적은 9699톤으로 지난해 4271톤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갈치(5㎏ 상자·상)의 평균 도매가격(4월1~16일)도 지난해 대비 10% 가량 하락했다.
다른 생선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고등어, 삼치, 대구 등 대표 인기 생선의 평균 도매가격은 28~55% 가량 떨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 방사능 여파로 수산물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했지만 최근엔 고객들의 우려가 많이 줄었다"면서 "특히 최근 어획량 증가로 생물 생선의 가격이 저렴해진 것도 수요 증가를 불렀다"고 말했다.
수산물 소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실제 지난해 7월 하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누출된 사실이 공개된 이후, 국내 수산물 소비는 급감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갈치의 경우, 지난해 1~7월 매출이 전년 대비 10.5% 가량 증가했지만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이 이슈가 된 8월 들어서는 3.1% 감소했다. 9월 들어서는 전년 대비 35.6%까지 떨어졌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태로 지난해 어류 양식 생산량과 어업 생산 금액도 크게 줄었다. 통계청의 지난해 '어류양식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어류 양식 생산량은 7만3108톤으로 전년에 비해 3210톤(-4.2%) 감소했다.
수산물을 판매했거나 판매 평가 가격으로 환산한 어업 생산 금액도 큰 타격을 받았다. 통계청의 '2013년 어업생산동향'을 보면 지난해 어업 생산 금액은 7조2273억원으로 전년보다 4617억원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일본 방사능 누출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수산물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점차 줄어들고, 어획량 증가로 생선값이 하락하자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살아나고 있는 것.
서울 신천동에 사는 주부 안모씨(52·여)는 "지난해 추석 때까지만 해도 방사능 공포에 생선 사 먹는 일이 꺼려졌는데 최근에는 우려가 점차 줄어 밥상에 생선 오르는 일이 잦다"면서도 "그 대신 생선 살 때 원산지 등은 꼼꼼히 살펴보면서 생선 소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