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휴대폰'과 '가전'서 희비 교차

입력 : 2014-04-29 오후 6:21:22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9일 나란히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LG전자는 가전제품에서 실적을 견인하며 부문별로 희비를 달리했다.
 
삼성전자는 전체적으로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IM(IT·모바일)과 CE(소비자 가전) 부문에서는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스마트폰 판매에 힘입어 선방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TV를 필두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이 선전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50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스마트폰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
 
이날 양사가 발표한 실적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53조6753억원, 영업이익 8조4887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8조7800억원보다 3.31% 줄어든 실적으로, 전분기 8조3100억원보다는 2.14% 늘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52조8700억원보다 1.53% 늘었으나, 전분기 59조2800억원보다는 9.45% 줄었다.
 
LG전자는 매출액 14조2747억원, 영업이익 50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4.3%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11.7%,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44.2%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 3500억원대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스마트폰' 삼성은 선방..LG는 적자 폭 개선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휴대폰 사업 부문이다.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스마트폰의 '시장 정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IM(IT·모바일)부문의 매출 32조4400억원, 영업이익 6조4300억원을 기록해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이같은 실적 견인은 '갤럭시S4, 노트3' 등 주력 하이엔드 제품군의 판매 호조와 신흥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라인업의 확충, 태블릿 판매 증가 등에 힘입었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6조5100억원)에 비해 1.2% 영업이익이 줄면서 삼성전자(005930)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를 절감해야 했다. 2분기에 갤럭시S5 판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의존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앞서 전분기 IM 부문은 영업이익 5조4700억원으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더욱이 IM의 비중은 삼성전자 매출 전체의 60%, 영업이익은 75% 이상을 차지한다. 스마트폰 사업 이외에도 소비자가전(CE), 부품(DS) 등에도 주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사업 편중성을 보여준다.
 
LG전자(066570)는 MC사업부의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다. 그나마 스마트폰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면서 2분기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 났다. 
 
LG전자의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부는 올 1분기 매출액 3조4070억원, 영업적자 8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영업손실(434억원)과 비교할 때 상당 부분 수익성이 개선됐다.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5%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흥행' 성적표를 받은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230만 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9% 더 많이 팔았으며, 특히 1분기 LTE폰 판매량은 2011년 5월 첫 LTE폰 출시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5백만대를 기록했다.
 
다만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에 비춰볼 때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신흥시장 선점을 위해 힘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1분기 각 사업군 실적.(자료=각 사)
 
◇가전사업..LG가 삼성에 압승
 
가전 부문에서는 양사가 엇비슷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LG전자는 올 1분기에 TV사업이 활기를 되찾으며 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앞질렀다. LG전자의 HE(Home Entertainment), HA(Home Appliance)), AE(Air-Conditioning & Energy Solution) 등 3개 사업본부 1분기 실적을 합치면 매출액은 8조8900억원, 영업이익은 4400억원이다. 이중 TV를 담당하는 HE사업부는 2403억원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TV와 냉장고, 세탁기를 담당하는 가전사업부인 CE 부문에서 매출 11조3200억원에 영업이익 19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5000억원 가까이 하락하며 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원 아래로 추락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도 매출은 0.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TV 부문이 비수기 영향을 받으면서 매출이 감소했으며, 생활가전 사업에서 신제품 출시에 따른 각종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치 동계올림픽 등 대형스포츠 이벤트를 겨냥해 마케팅비를 늘였으나 기대했던 특수는 실종됐다. 당초 삼성전자 CE 부문에 대한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LG전자는 울트라HD(초고해상도) TV,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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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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