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모씨(31세)는 지난해 10월 결혼을 앞두고 ○○예식장과 예식계약 맺었다. 김씨는 처음에 계약금으로 50만원을 지급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예식장 계약을 해지해야 해 이를 예식장 측에 통보했지만, 예식장 사업자는 계약서에 계약금 환불규정이 없다며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처럼 예식장이나 연회장 계약 때 소비자 골치를 썩였던 '계약해제 시 계약금 환불 불가조항'과 '과다한 위약금 부과조항' 등 불공정 조항이 개선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이런 내용으로 예식장과 연회장 이용약관을 시정하고 새로운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기존 예식장 계약에서는 소비자의 계약해지 시점과 관계없이 계약금 환불이 불가능했고, 계약해지 시점에 따라서는 총 예식금액 기준 최저 10%에서 최대 100%까지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예식 3개월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 전액을 환불하도록' 계약금 관련 약관을 시정하고, 일반 예식장은 10%~35% 수준에서 위약금을 배상하도록 했다.
다만 호텔 예식장은 행사가 많다는 특성을 고려해 더 세분화된 위약금 규정을 정했다. 우선 예식일 하루 전까지는 50%를 배상하고 예식 당일에는 70%까지 위약금을 물게 했다. 또 소비자가 예식 사업자에 위약금에 대한 증빙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위약금과 증빙자료상 차액이 있는 경우 이를 환급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아울러 기존 약관에서 '불가항력 또는 기타 호텔에서 조정할 수 없는 원인'으로 행사 장소를 사용할 수 없게 됐을 때 예식 사업자가 소비자에 다른 장소를 대체해 제공하도록 한 조항을 변경해 '기타 호텔에서 조정할 수 없는 원인'을 삭제했다.
황원철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본격적인 결혼철을 앞두고 서울 22개 예식장 등 전국 24개 예식장의 이용약관을 고쳐 소비자 피해를 예방했다"며 "앞으로도 예식장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약관을 모니터링하고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