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부문이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를 목표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 1분기 4년래 1분기 실적 중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지난 2010년 달성했던 반도체 영업이익 10조원의 대기록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특히 올해의 경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대중화와 함께 3차원 낸드플래시 등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메모리 분야에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올해 반도체 사업부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전자 1분기 반도체 실적 상승의 최대 공신은 PC D램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부터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V낸드 양산과 함께 낸드플래시 매출의 기여도 높아질 전망이다. 성수기 진입에 따른 모바일D램 매출 확대에 이어 하반기부터는 시스템LSI 사업부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안에서 5월부터 양산할 V낸드와 중국 LTE 시장 확대에 따른 낸드, D램 매출 확대, SSD의 폭발적인 성장 등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스템LSI 사업부의 경우 하반기부터 20나노 AP 신제품 출시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사업부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영역은 단연 SSD다. 삼성은 통상 MLC(멀티레벨셀) 방식으로 생산되는 SSD를 TLC(트리플레벨셀) 방식으로 생산하면서 SSD 생산단가를 크게 낮췄다. TLC 방식은 MLC 대비 신뢰성,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TLC 방식으로 고신뢰도의 SSD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한 단계 앞선 기술력을 과시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자웅을 겨루고 있는 샌디스크, 도시바도 뒤늦게 TLC 방식 확대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의 SSD 시장 독주가 더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매출액 29억1200만달러(3조1449억원)로 1위, 이어 인텔(20억100만달러), 샌디스크(17억500만달러), 도시바(11억4300만달러) 순으로 선두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실적의 최대 공신이었던 D램 부문에서도 한 단계 앞선 공정 전환 속도를 기반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 특히 그간 모바일D램에 치중했던 삼성전자가 20나노 D램 양산을 시작으로 PC D램 시장에서 다시 영역 확대에 나서면서 1분기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은 D램 가격 하락을 생산성 강화로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의 구조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또 성수기 진입으로 인한 모바일향 D램, 낸드 매출 상승 효과로 올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액 10조원 돌파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무엇보다 중국 시장에서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이 열릴 전망이어서 기대감이 배가된다. 올 1분기 기록한 전년 대비 성장률을 남은 기간 유지할 경우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D램 부문에서 초고가인 EUV 장비 없이 20나노 D램 양산에 성공했다는 건 곧 10나노 진입도 가능하다는 의미기 때문에 메모리 시장의 수익성이 적어도 1~2년간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봐야 한다"며 "낸드 가격 하락세가 생각보다 깊지만 SSD, 메모리카드 등으로의 방향 전환이 빨랐기 때문에 오히려 이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