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헤리티지 마케팅' 눈길

입력 : 2014-05-01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패션업체들의 '헤리티지(Heritage 유산)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헤리티지 마케팅이란 수십 년 전통을 지닌 브랜드들이 브랜드 고유의 역사, 정통성, 가치 등을 알리며 타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것을 말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최근에는 브랜드 초창기의 오리지널 제품이나 스테디셀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출시하는 경우가 늘었다.
 
작년부터 시작된 복고 열풍 영향으로 패션업계에도 레트로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이른바 '리에디션(re-edition)' 제품들은 기존 고객들뿐 아니라 젊은층 등 잠재 고객까지 끌러들이고 있다.
 
세정은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 40주년을 기념해 인디안의 역사와 정신을 이어받은 브랜드 '웰메이드 아카이브(WELLMADE ARCHIVE)'를 론칭했다.
 
'아카이브'는 기록보관소를 뜻하는 독일어로, 웰메이드 아카이브는 지난 40년인디안의 장인정신과 브랜드 히스토리를 지켜 나가겠다는 의미를 브랜드명에 담았다.
 
시대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디안의 남성 티셔츠 제품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선보인다.
 
에스콰이아는 53년 장인의 노하우를 담은 '1961 라인'을 최근 출시했다. '1961 라인'은 1961년 에스콰이아 창립 당시 손으로 일일이 봉합해 구두를 만들던 초심을 담아낸 리얼 빈티지 라인이다.
 
이 제품은 전통적인 구두제작 방법인 '굿이어 웰트' 제법을 적용, 접착제를 쓰지 않고 밑창을 실로 꿰맨 것이 특징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론칭 초기 기술고문을 맡았던 프랑스의 전설적인 산악인들의 이름을 딴 헤리티지 디자인의 '레트로 시리즈'를 출시했다. 레트로 시리즈는 밀레의 창립년도인 1921을 로고 타입 디자인으로 전면 배치하고, 과거 출시됐던 제품들의 배색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것이 특징이다.
 
리복도 클래식 헤리티지 제품 '인스타펌프 퓨리'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과거에서 온 미래'라는 타임캡슐 콘셉트 아래 1994년 출시 당시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그대로 복원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총 6가지 품목을 선정,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올해 초 첫 번째로 출시된 제품은 옐로우, 레드 등 화려한 색상의 조화가 특징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재킷, 배낭, 신발 등 과거 히트상품을 재해석한 리에디션 제품을 시리즈로 내놓은 바 있다. 이 제품들 역시 1975 재킷, 1989 트래블슈즈, 1995 스칸디나비안 재킷 등 첫 출시연도를 제품 이름에 명기, 역사성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를 보유한 파워 브랜드들은 끊임 없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동시에, 오랜 세월 고객들에게 사랑 받았던 이유와 특유의 강점을 잃지 않고 진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역사가 긴 장수 브랜드들이 앞다퉈 리에디션 제품들을 내놓으며 신생 브랜드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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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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