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사업 또 다시 주춤

영업이익, 2년째 불안정.."범용제품 위주가 원인"

입력 : 2014-05-02 오후 5:28:50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타이탄케미칼의 2013년 연간 실적 추이.(출처=롯데케미칼)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타이탄케미칼이 수익성 면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탄케미칼은 올 1분기 매출액 6995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96% 급감했다.
 
타이탄케미칼은 롯데케미칼(011170)이 지난 2010년 1조5000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한 자회사로, 그간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며 수익성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지 못한 실정.
 
인수 직후 출발은 좋았다.
 
지난 2011년 7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2012년부터 찾아온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발목이 잡히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012년 영업손실 44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겨우 적자신세를 면했다.
 
주목할 점은 지난 2년 간 수익성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에는 1분기(영업이익 80억원)와 3분기(영업이익 340억원)를 제외하고 2분기와 4분기에 각각 680억원,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기마다 적자와 흑자가 반복된 갈지자 행보다.
 
부진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57억원, 6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그러다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43억원,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연간 기준 142억원의 흑자를 내며 간신히 적자 신세를 모면했다.
 
타이탄케미칼의 실적이 들쑥날쑥한 데에는 무엇보다 중국 시장에 기반한 범용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타이탄케미칼의 NCC(나프타분해설비) 생산능력은 에틸렌 기준 연산 72만톤(t)으로, 이곳에서는 에틸렌을 이용한 PE(폴리에틸렌)와 PP(폴리프로필렌), BD(부타디엔) 등이 생산된다. 에틸렌과 부타디엔은 각각 플라스틱과 합성고무의 원료로 쓰인다.
 
문제는 범용제품이다 보니 업황에 따라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경쟁사들은 ABS(고부가 합성수지)와 고무 등 다음 단계 제품까지 생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다. 반면 타이탄케미칼은 범용제품의 부진을 상쇄할 제품군이 부재한 탓에 업황 침체의 여파를 고스란히 떠아야 하는 상황이다.
 
올 1분기 상황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PE와 PP는 아시아 지역 내 정기보수 집중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인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벤젠과 톨루엔, BD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낮은 것은 MEG(모노에틸렌글리콜·화섬원료)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타이탄케미칼의 실적이 저조했던 때문"이라면서 "타이탄케미칼의 경우 BD 부문에서 한 달간 정기보수를 한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기에 민감한 범용 위주의 제품 구성이 수익성 부진의 주된 이유"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규모의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NCC의 규모가 클수록 부산물의 양도 늘어나 생산 제품군을 확대할 여력이 생긴다. 그런데 타이탄케미칼의 생산능력은 사업 다각화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NCC는 규모가 곧 경쟁력"이라면서 "생산능력이 에틸렌 기준 80~100만톤 규모는 돼야 중간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타이탄케미칼의 경우 다양한 사업군을 영위하기엔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타이탄케미칼의 실적이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을 통해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회복을 기다리는 것 외에 뾰족한 대안이나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탄케미칼의 회복 여부는 전적으로 세계 경기, 그중에서도 중국의 경기 동향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올 2분기부터는 경기지표들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하반기쯤부터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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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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