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미주시장 반격카드 '멕시코'

입력 : 2014-05-06 오후 2:02:15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기아차(000270)가 멕시코에 새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풍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해지고 있는 미국시장에서 공급을 확대하고, 2011년부터 수입관세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는 브라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신설을 필수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업계 7위권으로 밀려나고 있는 미국 현지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현지 생산량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현대차 앨라배머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수 년째 추가 설비 확대 없이 생산 능력을 초과해 가동중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생산 비중은 지난해 63.9%로 일본 3사(토요타·혼다·닛산) 평균 77.9%에 비해 낮다.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일본 기업들을 쫓아가기 위해서라도 현지에서 새 공장 설립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평가다.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후보지 멕시코는 북미와 남미의 대부분의 국가는 물론 유럽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세계 제2의 FTA 허브국가다. 자동차를 수출할 때 붙는 관세를 최소화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미와 남미를 잇는 지리적 이점까지 있어 물류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근로자 임금도 장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멕시코의 자동차 공장 근로자의 시급은 8달러 수준으로 미국의 37달러에 비해 크게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 역시 이 같은 이점을 간파하고 멕시코로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멕시코 내 생산량 1위 닛산은 올해 초부터 멕시코에서 새 공장 가동을 시작해 연간 85만대를 생산할 능력을 갖췄고, 혼다 역시 지난 2월 멕시코에 연산 20만대 수준의 두번째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BMW도 오는 6월까지 멕시코 생산기지 위치를 결정해 약 15억~30달러를 투자해 이곳에서 1·3 시리즈를 생산할 계획이다.
 
다양한 연구기관들도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량 확대에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회계 법인 Ernst &Young은 지난해 290만대 수준이었던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량이 2018년 38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IHS Global Insight도 2020년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량이 브라질을 제치고 세계 6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해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했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퉈 멕시코로 진입하고 있어, 현대·기아차 역시  업계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도 멕시코 공장 설립 풍문의 주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기아차가 멕시코에서 소형 모델들을 생산한다면 미국과 캐나다 판매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시장 규모가 지난해 377만대인 브라질에서의 판매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멕시코 현지 공장 설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측은 멕시코 새 공장 설립에 대해 말을 아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설립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다만 새로운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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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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