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유통업계가 환율쇼크에 빠졌다. 특히 면세점과 호텔 업계는 원화강세 탓에 국내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큰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환율 민감도가 높은 업황 특성상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환율 하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져 1000원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초만 해도 1080원선 부근에서 형성됐던 환율이 1020원대로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업계 분위기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가뜩이나 투숙률 저조로 고전하고 있는 특급호텔은 대량 공실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면세점 역시, 보통 4~6개월 전에 매입해 놓은 상품을 현재 시점의 환율로 판매하는 만큼, 환차손 발생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면세점 매출은 전부 달러 기준으로 발생하는데 원화로 환산해 매출로 인식하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할 경우,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높은 환율로 구매한 상품을 낮은 환율에서 팔기 때문에 원가율이 상승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호텔신라(008770)의 경우, 작년 4분기 환율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환율 하락으로 인한 투숙객 감소와 면세점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무려 70% 넘게 급감 하면서다.
업체들은 아직까지 버틸만한 수준이라는 반응이지만 환율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지난주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국산품 판매 기준환율을 달러당 1090원에서 1060원으로 변경했다. 국산품도 달러화 표시가격으로 파는 만큼 환율하락에 따른 손해분이 커지면서 이 갚은 결정을 내린것으로 풀이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외산품은 달러로 구입해서 달러로 판매하는 만큼 상관이 없지만 국산품은 원화로 구입하더라도 달러로 판매하는게 원칙"이라며 "때문에 환율에 큰 변동이 생기다보니 그에 따라 국산품에 한해 기준환율을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면세점 업계 실질적인 마진율은 환율 윰직임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만큼 올해 상반기까지 환율 하락세가 유지된다면 최악의 경우, 2분기 실적쇼크까지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환율보다는 중국인 매출이 업계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인 만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인 매출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섣불리 환율만으로 업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위안화 환율에 변동 폭이 아직 걱정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환율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더라도 점진적으로 서서히 진행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인 매출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근거할 때 실질적인 타격은 우려만큼 크지 않을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