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안전행정부 중앙안전상황실이 세월호 침몰 사고를 언론의 보도를 통해 파악했고, 특히 침몰 신고가 119에 최초 접수된 4월 16일 오전 8시 52분에서 39분이 지난 오전 9시 31분에야 청와대와 총리실 등에 사고 소식을 단체 문자메시지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을 전파하는 정부의 보고체계에 커다란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김현·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안행부는 112, 119, 122(해경) 모두에 신고가 접수돼 해경이 출동한 상황에서도 기관을 통해 재난 정보를 접수하지 못했고, 오전 9시 19분 YTN의 보도를 통해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했다.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을 보면 중앙안전상황실은 '각 기관에 접수된 재난정보를 24시간 실시간 수집·전파하기 위한 조직'이다. 재난 발생 초기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앙안전상황실은 세월호 침몰 사고에 있어 그야말로 '눈 뜬 장님'에 불과했다. 강병규 안행부 장관에게 보고가 이뤄진 시점은 119 최초 신고로부터 33분이 지난 오전 9시 25분이었다.
6분 뒤에는 청와대 등에 '(중앙안전상황실) 09:00 전남 진도 관매도 인근 해상, 인천-제주간 여객선(500여명 탑승) 침몰 신고(언론 속보)'라고만 단체 문자메시지로 보고했다. 이 시각까지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부의 재난 전파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당일 오후 5시까지 세월호 침몰에 관한 세부내용을 몰랐던 것 아니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오후 5시까지 300명이 선실에 갇힌 것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8시간이 지났을 무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박 대통령이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구조하기가 왜 힘이 드냐"라고 물었던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중대본을 방문하기 전 300백명이 넘는 탑승객들이 세월호 내부에 갇힌 채 바다에 잠겨있는 사실을 아예 보고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재난 전파 시스템이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는 점,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이 선체 내부의 탑승객은 구조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초동 대처가 엉망이었던 점, 초기 정부의 탑승객 집계에 갖은 혼선이 빚어진 점 등은 이러한 의혹을 키우고 있다.
김현 의원도 "장관 및 차관 등이 어떻게, 언제 보고했는지, 중대본 측에서 어떤 내용을 보고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사고초기 대처상황과 박 대통령 보고 시점및 지시사항 등 국회의 자료 요구에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4일 열린 국회 안행위 전체회의에서 눈물을 쏟았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