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임애신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닷새째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 중인 가운데 의료진은 이르면 이번 주말께 의식 회복 시도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진정제 투입을 중단해 이 회장이 자력으로 의식을 회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익명을 요구한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환자 상태에 따라 유동적이기는 하나 의식 회복 시도 시기는 토요일이 유력하다. 다만 의료진이 신중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어 진정치료의 장기화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심폐 기능의 예후를 보여주는 단초다.
지난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자택 인근의 순천향대병원에서 응급처치인 심폐소생술로 위기를 모면하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와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이후 60여시간에 걸친 저체온 치료를 끝냈다. 인공 심폐기 에크모도 떼면서 주위의 우려를 덜었다.
체온이 정상으로 끌어올려지고, 뇌파와 심장 기능도 안정화 단계로 돌아왔다. 다만 의식은 아직 깨우지 않은 상태다. 해당 전문의들은 뇌파 검사만으로는 완전한 회복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까닭에 뇌 손상과 같은 일부 후유증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의식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느냐가 남은 최대 관건인 가운데, 병원 측은 이 회장의 치료 진행상황과 관련해 극도로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진정치료 지속 외에 특이할 만한 변동사항이 없다고 하지만, 세세한 병세 공개가 낳을 혼선과 시각에 대한 부담도 읽힌다.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그가 입원한 삼성서울병원은 물론, 다른 주요 대형병원들도 가급적 의학적 소견을 밝히기 꺼리고 있다. 특히 심근경색 관련해 명성이 높은 병원과 전문의일수록 입을 닫는 분위기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에 근무하는 한 전문의는 "병원에서 급성 심근경색이나 치료법 등에 대한 기본적인 사안에 대해서 가급적 언급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심근경색에 대해서는 상식 수준의 얘기도 참조가 되기 때문에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은 병원 지하 1층에 임시로 설치했던 기자실 운영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과열로 인한 혼선과 부작용 등을 막는 동시에, 취재진이 장기간 이 회장 병실 부근에 상주하는 데 따른 부담을 피하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사진©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