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일반적으로 코스닥 상장사들의 단기차입금감소는 부채 상환 능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차입금감소 배경과 실질적인 차입금 규모에 변화까지 함께 살펴봐야 호재와 악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닥사의 단기차입금감소 공시는 총 4건이었다.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연평균 29건의 단기차입금 공시가 있었지만 지난해 8건을 기록한 이후 급감하고 있다.
반면 단기차입금증가 공시는 지난 4년간 연평균 82건이었고 올 들어서는 25건이다.
단기차입금감소는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기업에게 호재이지만 차입금감소의 재원과 전체적 차입금 규모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나머지 기업들은 정부 지원과 리파이낸싱 등으로 단기차입금이 줄어들어 실질적인 차입금 규모는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늘었다.
원익(032940)은 단기차입금감소 공시 3일 전 단기차입금을 증가시켰다. 기존의 높은 금리의 단기차입금을 갚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차입금을 늘린 것이다. 단기차입금 규모는 늘었다.
헤스본(054300)은 패스트트랙 B등급(통화옵션 상품 등으로 피해를 입어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기업)에 해당돼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단기차입금 규모가 줄었다.
패스트트랙 B등급에 해당돼 이자 감면과 만기 연장 등의 혜택을 받지만 실질적인 부채를 줄인 것은 아니다.
이디(033110)는 1900~2000원 수준인 주가가 신주인수가(2289원)보다 훨씬 높이 오르자 4월14일(3835원에 장 마감) 신주인수권부 사채 중도상환을 결의하고 단기차입금을 증가시켰다.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 후 기존의 단기차입금 40억원을 장기차입금으로 이동시켜 실질적인 차입금 규모에는 변화가 없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단기차입금 감소는 분명 기업에 호재이지만 실질적 부채 규모에 변화가 없는 지 기업 장부상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의 변화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