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이 철강 명가 복원을 위한 체질개선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후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을 구성하는 등 그간 심혈을 기울였던 포스코 개편안이 드디어 윤곽을 드러낸 것.
개편안의 핵심은 계열사의 매각 및 합병 등을 통한 ‘계열사 줄이기’로 요약할 수 있다. 전임 정준양 회장 시절 빠르게 불어난 계열사가 그룹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는 안팎의 지적에 따라 비주력 계열사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철강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신성장 사업의 선택과 집중 ▲재무구조 개선 ▲경영 인프라 쇄신 등 4대 핵심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에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권 회장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포스코는 1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이 제시한 포스코 사업구조 개편안과 중장기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권 회장이 발표한 개편안에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매각을 포함해 현재 46개 계열사를 철강, 에너지, 소재, 인프라(건설), 무역, 서비스 등 7개 사업군으로 묶어 30여개 수준으로 재편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포스코의 주력 사업인 철강, 에너지, 소재와 연관성이 낮은 계열사는 매각하거나 통·폐합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매각설이 제기됐던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완전 매각보다는 지분 일부 매각을 포함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가스전 사업 부문과 상사 부문을 분리해 계열사에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상사와 철강 유통 부문은 포스코 P&S와, 가스전 사업 부문은 포스코에너지와 통합하는 식이다.
완전 매각할 경우 4년전 인수금액과 비교해 거의 1조원 가까이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데다, 현재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매물을 인수할 기업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실적이 좋은 비상장계열사를 증시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이 유력하게 꼽힌다.
아울러 이날 인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인수 관련 안건은 포스코가 이달 말까지 실사 기한을 연장하면서 다음달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권 회장은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기업설명회에서 이날 확정한 중장기 경영전략과 비전을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