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삼성전자(005930) 서초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조합원 800여명은 19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동조합 탄압을 규탄하는 동시에 지난 17일 숨진 염호석 양산 분회장에 대한 사죄를 촉구하는 내용의 대규모 시위를 열고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숨진 염 분회장은 지난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실시된 상경투쟁에도 참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다 지난 17일 “오랜 노조 투쟁에 지친 동료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보기 힘들어 자신을 바쳐 지회의 승리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염 분회장은 노조활동으로 인한 회사 측 제재로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염 분회장의 시신은 장례 도중 발생한 경찰 개입으로 부산으로 옮겨졌다. 노조 측은 경찰까지 개입시켜 시신을 탈취하는 등 삼성전자의 조합원 표적탄압 및 생계압박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사실관계는 엇갈린다. 유가족이 장례를 위해 시신을 돌려받기 원한다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경찰이 관여했다는 게 경찰과 유가족 입장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유가족을 회유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이날 정오 이후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으로 운집한 금속노조원들과 수백여명의 경찰 기동대 및 차량으로 인해 일대 교통이 큰 혼란을 겪었다. 오후 5시 현재 서초사옥 앞에 위치한 삼성전자 홍보관 딜라이트 광장은 폐쇄된 상태다.
박정미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염 열사의 시신이 있는 부산에 위치한 대다수의 조합원들도 상황을 봐서 상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와의 교섭을 진행 중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앞서 “전면파업은 명분없는 투쟁”이라며 “노조는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고 성실히 교섭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백혈병 논란에 대한 사과와 함께 보상 등을 약속하며 오랜 부담에서 벗어났던 삼성전자 앞에 또 하나의 숙제가 놓였다. 다만 무노조 원칙은 선대회장의 유지여서 전향적 입장 변화는 기대키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재용 시대를 열어 젖히기에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금속노조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1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무기한 총파업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사진=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