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 기자] 앵커 :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참사 발생 이후 34일째만인데요.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밝혔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정치부 한광범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한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 내용들이 나왔는지 간략히 설명해주시겠어요. 박 대통령이 오늘 담화에서 눈물을 보였다고요?
기자 : 네. 우선 박 대통령은 오늘 담화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 석상에서의 간접 사과 이후 나온 첫 대국민사과입니다. 유가족에게는 지난 16일 밤 면담 자리에서 사과를 이미 한 바 있는데요. 그동안의 '사과'에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이번에는 "최종 책임은 대통령은 저에게 있다"며 보다 전향된 자세를 보였습니다. 담화 말미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 사고 수습 대책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최근 박 대통령은 유가족 면담 과정에서 국정조사와 특검 등에 대해 수용 의사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날도 이를 재확인했다고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세월호 소유주인 청해진해운과 관련해 구상권 행사와 비호 세력 엄단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여기에 더해 이번 참사에 대한 진상조사 의지도 드러냈는데요.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등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특검 수용 의사도 내비쳤습니다.
앵커 : 재발 방지 대책은 어떤 걸 내놓았나요? 참사 이후 가장 비판을 받은 부처를 꼽으라면 해양경찰,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가 있는데요. 이들 부처에 대한 조치가 있었나요?
기자 : 네. 우선 구조의 주체로서,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언딘 논란으로 가장 비판을 많이 받은 부처라도 할 수 있죠. 해경은 이번에 조직 해체의 운명을 맞게 됐습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해경의 구조업무 실패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에, 해양 경비 등의 업무는 신설되는 국가안전처로 넘기도록 했습니다. 해양수산부와 안전행정부도 안전 분야의 업무는 모두 국가안전처로 이관하게 됐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에 또 문제가 된 게, 퇴직 관료들이 유관기관에 가서 정부 부처와 유착을 한다. 이런 내용이 있었잖아요.
기자 : 네. 이날 담화에서 박 대통령는 퇴직 관료들이 유관 기관에 취업한 후, 기존 근무 부처와 유착하게 되는, 이른바 '관피아' 혁파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를 위해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공직사회의 폐쇄성을 언급하며 이를 깨기 위해서 공직자 채용에서 민간 경력자 채용을 전체 공직자 채용의 절반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 그럼 이날 나온 방안들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 좀 알아볼까요. 오늘 나온 방안들이 가진 허점이라고 할까요. 문제점에 대해서 한번 짚어주시죠.
기자 : 우선 국가안전처로 재난 관리 시스템을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재난 관리의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하고, '안전' 업무의 일부가 통합된다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문제는 국가안전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국가안전처는 국무총리 산하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 경우 그동안 지적돼 온, '부처 총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 대입해봐도, 과연 국무총리 산하 기관이 국정원과 해군 등을 총괄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입니다.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가 수행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관피아' 타파와 관련해선 그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공기관 낙하산을 근절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는데요. 그러나 한 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공공기관 주요 임원에 관련 부처 출신 공무원이 임명된 경우가 지난 이명박 정부에 비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오늘 한 약속을 잘 지킬지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앵커 :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