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심재철 의원 "세월호조사, 긴 안목으로 끈질기게 가자"

"청와대 NSC 국정조사 포함돼야 하지만 대통령 공격에 이용 안돼"

입력 : 2014-05-21 오후 5:34:18
[뉴스토마토 장성욱·한고은기자] "국회가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를 하루속히 꾸려야 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세월호 사고대책특위 위원장)은 21일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국회가 최우선으로 할 일에 대해 이렇게 밝히며 "지금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마라톤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진상조사위원회 방식으로 차분하고 꾸준하게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대국민담화에 나섰고 정치권에서는 특별검사·특별법·국정조사·청문회 등 다양한 진상 규명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러나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난 심 의원의 생각은 이와는 조금 달랐다.
 
그는 "미국 9·11은 2년간 작업하고 3년째 보고서가 나왔다. 그렇게 뜯어고칠 수 있는 것은 테이블에 다 올리고 손을 봐야 희생이 헛되지 않는다"며 "옛날과 같은 방식은 안된다. 국정조사, 청문회를 해도 이틀 동안 TV에 나와 큰소리치는 것이 전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22일 지금까지 제기된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들을 채집한 1차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점들이 무엇이고 대안·대책을 아이템별로 정리해 망라했다"라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또 국정조사 대상에 청와대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 (청와대는) 사고 자체에 대한 책임은 없지만 (사고 후) 지휘를 어떻게 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조사가 대통령을 조사하자는 의미가 될 수 있어 야당이 정치공세로 나오는 것 같다"며 "사고 보고에 따라 청와대가 어떤 지휘를 내렸는지 밝혀야지 정치 공세화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구조를 제대로 하겠다'라는 한 말씀이라도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토로하며 "총리로 누구를 내세우냐가 (민심 향배에) 핵심적인 사안이 될 것 같다"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한편 하반기 국회부의장에 출사표를 던진 심 의원은 ▲국회 개조 ▲일하는 국회 ▲정책실명제 등을 주요 역점 과제로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가 대개조를 말씀하시는데 국회도 부응해 국회 개조가 돼야 한다. 정치에 대한 일반적인 불신감을 조금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바꾸고 변화시키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21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사진=장성욱기자)
 
다음은 심 의원과 나눈 인터뷰 전문.
 
-2년간의 지도부(최고위원) 임기가 끝났다. 임기 동안 대선도 치르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 2년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그리고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아무래도 대선 승리가 제일 큰일이다. 최고위원을 2년 하며 대선 승리에 나름대로 기여한 점이 제일 큰 것 같고 나머지 자잘한 것은 늘 일상적으로 있었던 일들이다.
 
이른바 비주류로 2년 했는데 이런저런 정부나 당이나 청이나 이런 쪽에 필요한 이야기는 나름대로 한다고는 했다. 쓴소리로 들리고 어떤 때는 듣기 싫은 소리였을지도 모르지만 집권여당으로서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또 격려할 것은 격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지냈다.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중 특히 대통령과 청와대와의 관계에 대해 청와대 쪽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경우 '청와대 국회 출장소'라는 비판도 있다. 하반기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그런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당청관계는 최소한 대등, 그리고 나아가 당이 위에 서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전반기 때는 집권 초기라 대통령이 자유롭게 일하도록 공간과 여유를 준다는 그런 측면에서 사람들이 비판과 직언을 자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 전반기에 대한 평가는 지도 체제하고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본다. 원내대표가 나름대로 힘있게 했다고 볼 수 있지만 당대표가 부드러운 분이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던 것 같다.
 
이완구 신임 원내대표가 조용한 성격만은 아니고 일을 제대로 해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 당대표에 누가 될지 아직 예상할 수 없지만 지금 원내대표가 하는 일을 보면 목소리를 제대로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월호 특위위원장을 맡아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도 있었고 국회 차원의 임시국회도 시작됐다. 현시점에서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국회에서 최우선으로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월호와 관련해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진상조사위원회를 여야 공동으로 발족시키는 것이다. 최근 특검, 특별법을 만든다, 국정조사를 한다 합의를 했는데 저는 이번 사건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마라톤 레이스 펼쳐야만 되는 상황이라 본다. 야당에서는 당장 지방선거 때 써먹기 위해 국정조사를 서두르는 것 같은데 국정조사, 청문회를 해봐야 이틀 동안 텔레비전에 나와 큰 소리만 친다.
 
진상조사위원회 방식으로 차분하고 꾸준하게 해나가야 한다. 미국의 9·11도 2년 작업하고 3년째 보고서가 나왔다. 뜯어고칠 수 있는 것은 모두 테이블에 올리고 손봐야 희생이 헛되지 않는다. 옛날 같은 방식으로는 전혀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국회 진상조사위원회가 책임감 있게 길게 잡고 일을 해나가는 방식이어야 한다.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조사대상에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 이외에도 청와대에 필요한 부분들은 묻고 답변을 받아내야 한다. (청와대는) 현재 사고 자체에 대한 책임은 없겠지만 지휘를 어떻게 했는지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어떻게 대응했는지 저희가 한 번 점검해야 한다.
 
그런데 청와대를 정식 조사 대상으로 넣는 것은 대통령을 조사하자는 의미가 될 수 있어 야당은 정치공세로 나오는 것 같다. 정치 공세적인 성격은 전혀 맞지 않다.
 
-지금 새월호 참사로 정국이 복잡한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현 정국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선거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 줘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 1년 반만에 치러진다. 선거 결과는 박근혜 정권의 후반기 정국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이번 선거 결과는 굉장히 중요하고 또 지방자치로 인해 지방 분권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각 지방이 어떻게 알뜰하게 살림이 이뤄지냐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실패한 용인 경전철처럼 사업 같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심판들이 각지에서 다들 있을 것이며 그에 따라 국민들이 중앙 무대보다 실제 자기 근처에서 일어나 피부로 느끼는 여러 가지 정책들에 대한 판단을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적으로 보면 박근혜 정권이 힘 있게 밀고 갈 수 있느냐, 아니면 브레이크로 상당한 애로 겪을 것이냐로 본다.
 
새누리당은 '죄송합니다. 우리들 잘못입니다'와 같은 낮은 자세일 수밖에 없다.
 
세월호를 정치·정략적으로 이용하면 오히려 그쪽에서 손해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낮은 자세로 진솔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것은 부족하다고 솔직히 드러내놓고 그러나 '국가가 무너지게 놔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 저희들에게 힘을 보태달라'라고 해야 한다.
 
-하반기 여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거론된다. 송광호 정갑윤 의원 등 당의 중진들과 한판 승부를 치러야 할 것 같은데 국회부의장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만약 된다면 어떤 부의장이 되고 싶은가? 
 
▲대통령은 국가 개조를 말씀하시는데 국회도 부응해 국회 개조가 돼야 한다. 국회 개조가 되면 그동안 정치에 대한 일반적인 불신감들이 조금 덜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회부의장에 나서겠다고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바꾸고 변화시키는 '일하는 국회'를 제대로 만들고 싶어서다.
 
또 정책실명제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분위기를 잡아나갈 생각이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에서 선령을 20년에서 30년으로 했는데 누가 어떤 논리로 왜 했는지, 하부 단계 실무자부터 주무, 과장, 국장, 차관, 장관 결재가 쭉 올라가면서 책임이 N분의 1로 줄어든다. 그래서 모두가 책임이 있으면서 모두가 책임이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주요 정책은 입안자, 내부의 찬반 토론 부분도 기록해놓고 누가 어떤 판단을 했고 정책 효과가 나중에 살펴봤을 때 처음의 예상이 맞고 틀리는지 살펴야 한다. 맞은 사람은 칭찬과 포상을 받고 틀린 사람은 손해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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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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