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주기자] 재계 5위 롯데그룹 계열사 세븐일레븐 직원평균연봉이 동종업계 뿐 아니라 그룹내에서도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임금이 사실상 동결돼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반면, 오너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세븐일레븐 고위임원들은 배당과 연봉으로 최근 2년새 수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직원평균연봉이 3912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편의점 빅3중 최하위다. 업계 1위인 CU는 4841만원으로 세븐일레븐보다 무려 929만원이나 많다. GS25는 4135만원으로 223만원 많았다.
특히 직원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남자직원들의 업체간 평균연봉의 편차가 더욱 컸다. 세븐일레븐의 남자직원 평균연봉은 4000만원으로 CU(5148만원)보다 1148만원이나 적었으며 GS25(4266)보다는 266만원 적었다.
편의점 빅3의 회사규모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세븐일레븐 직원들이 유독 낮은 연봉을 받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편의점 빅3의 점포수는 CU가 7939개, GS25가 7774개, 세븐일레븐이 7055개로 큰 차이가 없다.
세븐일레븐은 롯데그룹내에서도 직원평균연봉이 바닥수준이다.
세븐일레븐은 직원의 99%가 정규직이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가 세븐일레븐보다 직원평균연봉이 낮게 집계된 것도 계약직비중이 각각 24.9%, 10.8%로 높기 때문으로 사실상 세븐일레븐의 직원연봉이 7개 계열사 중 가장 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롯데쇼핑에서 정규직이 대부분인 백화점부분 남자직원의 평균연봉은 7990만원으로 세븐일레븐 남자직원(4000만원)의 두배 수준이었으며, 롯데하이마트 남자직원의 평균연봉도 6722만원으로 세븐일레븐 남자직원보다 2000만원 이상 높았다.
이 때문에 세븐일레븐 직원들 사이에서는 낮은 연봉을 두고 볼멘 목소리가 공공연히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봉인상률이 1% 수준으로 같은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1.3%)과 비슷해 사실상 동결돼 직원들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계열사 한 직원은 "세븐일레븐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면 박탈감이 큰 것 같다. 이런 상황에 지난해 연봉이 사실상 동결 돼 내부불만이 많다더라"며 "회사가 제 1고객인 직원들을 박대하며 직원들이 모셔야 하는 점주들과 상생을 이야기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제공=롯데그룹)
이처럼 세븐일레븐 직원들이 박봉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상황과 달리 신동빈 회장 등 오너일가와 세븐일레븐 고위임원들은 해마다 수억원을 챙겨왔다.
실제 세븐일레븐 지분을 보유한 신 회장 등 오너일가는 재작년 배당금으로 총 31억원을 수령했고, 지난해에도 6억3500만원을 챙겨 2년 만에 40억에 육박하는 돈을 받았다.
이 가운데 신 회장 몫은 2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세븐일레븐은 신 회장이 9.5%,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이 4.1%,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이 2.4%, 신유미씨가 1.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등기이사 2명의 급여로 각각 2억5900만원을 지불했으며, 재작년에도 1인당 2억원을 지불해 고위임원들에겐 후한 연봉을 줬다. 이는 지난해 세븐일레븐 직원평균연봉의 5~6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