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내수시장에서 나홀로 부진을 보이던
기아차(000270)가 신형 카니발 효과에 반색하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신차 출시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한편 그간의 부진을 씻는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기아차는 25일 지난 22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올 뉴 카니발'이 단 이틀만에 누적 계약대수 5000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K7을 출시하며 세웠던 이틀치 사전계약 기록 3100여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기아차는 지난 22일 서울 W호텔에서 열린 올뉴 카니발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 신형 카니발을 공개했다.(사진=기아차)
카니발을 향한 시장의 초반 평가가 다분히 우호적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수에서의 회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기아차는 신차 가뭄과 주력 라인업인 K시리즈의 노후화가 겹치면서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다만 원화 강세 속에서도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며 내수 부진을 상쇄함에 따라 남은 관건은 내수에서의 회복 여부로 초점이 맞춰졌다.
전문가들은 신형 카니발과 곧이어 출시될 신형 쏘렌토의 신차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3분기부터 내수시장에서 다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니발 출시에 이어 쏘렌토 출시로 오랜 기간 신모델 공백이 사라질뿐만 아니라 많이 밀렸던 내수시장에서의 점유율 회복과 수익성 개선, SUV 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윤석 SK증권 연구원도 "전통적으로 기아차의 신차 스케쥴은 쏘렌토로 시작됐으며, 주력 모델인 K5와 스포티지의 출시도 2015년으로 예정돼 있어 하반기 이후에도 신차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2분기 내수와 해외시장을 더한 기아차의 전체 실적은 1분기 대비 다소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차 효과가 반영된 내수·해외 판매실적은 3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고, LF쏘나타와 쌍용차·르노삼성의 SUV 모델들이 내수시장 파이를 속도감 있게 잠식해 들어오면서 기아차 볼륨 모델들의 판매가 부진을 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020원대에 머물러 있는 원달러 환율도 기아차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다. 현대·기아차는 연초 사업계획을 확정하면서 원달러 환율을 1050원대로 예상한바 있다. 특히 기아차는 해외생산 대비 수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환율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