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와 검거작전을 두고 기독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와 검찰과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구원파 측은 26일 오후 2시 구원파 신도들의 수련원인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에서 성명서를 내고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한편, 유 회장의 체포를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원파 측은 검찰이 신도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하는 등 교인들이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이 유 회장의 별장관리인 이모씨를 임의동행할 당시 본인의 동의 없이는 임의동행이 불가능함에도 이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당시 이씨를 임의동행한 검사와의 통화내역을 공개했다.
전날 순천에서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체포된 신도들에 대해서도 ‘체포사유가 적절하지 않음에도 무작정 체포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아울러 구원파 측은 “10만 성도를 다 잡아가도 유 회장은 안 된다”면서 “심정적으로 10만 성도가 하루씩 유 회장을 숨겨줘 결국 모두가 다 잡혀가게 되더라도 최후까지 그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들은 “1991년 오대양 사건 당시 유 회장은 이 사건과 무관했기에 당당히 출두했다”면서 “하지만 유 회장은 바로 구속돼서 오대양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재판을 받았고 거짓 증언으로 4년형을 살았다. 구원파와 유 회장을 연결 짓는 자극적인 언론플레이, 그 덕분에 묻혀 버린 정권의 비리와 무능은 2014년에도 똑같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원파 측은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밝히는 인물에게 유 회장에게 걸린 현상금 5억원을 대신 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들은 “과적과 운전 미숙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다른 곳에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면서 “실제 승조원의 미숙함과 부도덕함이 원인이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제쳐두고 오직 회사의 주주를 체포해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우선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 회장을 하루 빨리 잡아야만 하는 이유가 세월호 진실규명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부가 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하겠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명확한 원인을 밝혀주는 분에게 10만 성도들이 기금을 마련해 5억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구원파 측은 이외에도 검찰 관계자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하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현금 5000만원을 언론에 밝히지 않기로 검찰과 합의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검찰은 이와 같은 구원파 측의 대응에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검찰 관계자는 “90%의 대부분 구원파 신도들은 유 회장의 개인범죄에 환멸을 느끼고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는데, 극소수 신도들이 유 회장이 구속되면 망한다는 식으로 강경대응을 선동하고 심한 내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면서 “상황을 극한으로 끌고 가는 면이 보여서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수원 외부에 있는 현수막 문구를 우리가 제거해달라는 주장이 나왔는데 수사팀 내부에는 누구도 그런 전화를 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압수수색에 참여했고, 수사팀 아닌 검찰 관계자가 그런 말을 했을 수는 있는데 문제되는 내용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금수원 측에서 지난 21일 압수수색 이후 자진해서 집회를 열지 않고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고 해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면서 “그쪽 이미지를 개선하고 법질서를 준수하자고 권고하는 내용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26일 경기도 안성 구원파 본원인 금수원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박중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