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국토교통부는 2.26대책을 임대차선진화방안이라고 썼지만, 시장은 규제라고 읽은 모양이다. 임대차선진화방안 발표 후 매수자가 떠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7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신고량은 총 488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달 대비 33.6% 감소했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량 추이(자료제공=서울시)
특히, 2.26임대차선진화방안 전 시장을 이끌던 강남3구에서 거래 감소폭이 컸다.
5월 현재 강남구의 아파트 거래 신고량은 2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7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지난해 5월 449건이 매매됐던 서초는 289건으로 줄었다. 송파구 역시 662건에서 289건으로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거래가 증가한 곳은 동대문구 한 곳 뿐이다. 지난해 5월 227건이 매매 신고됐던 동대문구는 이달 231건이 신도된 상태다.
최근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강동구 둔촌주공이 건축심의를 통과,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다.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소득을 노출시키는 2.26대책 이후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문의가 많이 줄었다"며 "시장이 활발했던 1~2월 장사한 것으로 지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단독·다가구 주택 거래량도 이번달 꺾일 전망이다. 1월 743건이 신고된 단독·다가구 주택은 2월 928건으로 증가한데 이어 3월 1197건, 4월 1356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5월 현재 899건으로, 전월 거래량은 66%에 불과한 수준이다.
2.26임대차선진화방안의 주요 내용은 전·월세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소득 노출이 불가피하고 건강보험료, 종합소득세 등 지금까지 내지 않았던 각 종 세금이 추가될 수 있다.
준공공임대사업자에 대해 재산세를 감면해주고 소득세와 법인세, 양도세를 면제하는 등 규제 완화 방안도 나왔지만 소득노출에 따른 부작용이 부각되며 규제로 인식되고 있다.
집주인의 임대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정부 방향은 맞지만 결국 시기상조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기를 보내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올해 반등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2.26대책 발표 후 시장을 관망하는 매수세가 늘며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6임대차선진화방안과 무관한 실수요자가 매수에 나서며 거래량을 부양했을 뿐 임대수익과 차익을 기대했던 투자수요는 수도권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지금까지 세금을 내지않던 임대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부 정책이 틀리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상 시기가 조금 빨랐던 것으로 풀이된다”며 “겨우 시장 흐름이 상승기조로 바뀌며 상황을 더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었지만 정부는 애써 이런 흐름변화를 막은 꼴이 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