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가 각기 자신이 시장 1위 사업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2일 연어캔 제품인 '알래스카 연어' 출시 1주년 기념 보도자료를 통해 "후발업체들의 거센 도전 속에서도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며 굳건히 1위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불과 나흘 뒤인 26일엔 사조해표가 자사 제품인 사조연어캔이 시장 1위라고 발표했다.
사조해표는 1분기실적 보도자료에서 "작년 8월 출시한 사조연어캔도 올해 3월 시장점유율 38.7%로 업계 1위를 차지하며 새롭게 형성되기 시작한 연어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가 비슷한 시기에 각각 자신을 연어캔 1위 사업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내막을 알고 보면 두 업체의 주장은 모두 공신력있는 리서치기관인 AC닐슨 자료를 근거로 한 사실이다.
결과가 각기 달리 나온 이유는 CJ제일제당의 경우 판매액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조사한 자료이고 사조해표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AC닐슨에 따르면 판매액 기준으로 CJ제일제당의 지난 3월 점유율은 40.2%로 실제 3사 중 1위다. 동원F&B는 이보다 약 6%포인트 낮은 34.5%, 사조해표는 25.3%로 CJ제일제당과 15%포인트 차이로 낮다.
반면 판매량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사조해표가 38.8%로 1위로 정반대 결과가 나온다. CJ제일제당은 37.7%로 이보다 소폭 낮고, 동원F&B는 23.5%로 사조해표와 15%포인트 수준이나 낮다.
결과적으로 두 업체는 자세한 설명 없이 각기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준을 들어 1위 사업자라는 홍보를 하고 있다.
사조해표는 그 동안 CJ제일제당과 동원F&B 서로 색깔과 첨가물 등으로 노이즈마케팅을 하는 등 열띤 경쟁을 벌인 것과 다르게 조용히 성장하다 이 같은 자료를 내놔 연어전쟁을 새 국면으로 이끌었다.
사조연어캔이 시장반응이 좋음에도 타사의 일방적인 주장 때문에 마치 3등 제품으로 기정사실화 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는 판단이다.
특히 타사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판매액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사조해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조연어캔 제품은 타사제품 대비 가격이 1200원 정도 저렴해 판매액 기준으로 하면 당연히 점유율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실상 물량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도 1등을 하는 등 시장 반응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판매량기준으로 할 경우 프로모션으로 공짜로 주는 물량도 전부 판매량으로 잡히기 때문에 부정확한 집계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 기준으로 할 경우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에서 1+1행사 같은 프로모션을 할 경우 실제는 한 개를 팔았는데 판매량은 2개로 잡히는 등 수치를 왜곡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보통 시장에서 점유율을 이야기할 때는 판매액 기준으로 한다"고 반박했다.
또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으면 당연히 판매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조해표 측은 유통단계축소로 저렴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 되레 폄하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사조해표 관계자는 "태국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을 통해 연어캔제품을 들여오는 경쟁사와 달리 사조해표는 경남 고성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가공해 유통단계축소로 가격을 저렴하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이라며 "프로모션 행사 같은 경우 사조해표 뿐 아니라 CJ제일제당과 동원F&B도 수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때문에 특별히 사조해표가 점유율이 높게 나온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가 이 같이 앞다퉈 1위 사업자 타이틀을 거머쥐려는 이유는 연어캔 시장이 형성 1년 만에 600억원 규모로 부쩍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1위 프리미엄이 시장선점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에서 1등이라는 이미지가 브랜드인지도 향상과 매출 증대 등 향후 시장을 선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특히 시장에 제일먼저 진입한 CJ제일제당이 자료를 통해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동원F&B는 아직 시장형성 초기이기 때문에 1위 싸움에 개의치 않고 연어캔 제품인 '동원연어'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심는 기존 전략을 고수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이즈마케팅에 이어 1위 타이틀싸움으로 번진 연어캔전쟁이 향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