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올해 호암상 시상식은 이건회 회장 일가가 불참한 채 치러진다. 만찬 등 부대행사도 예년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이 회장의 병세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탓이다.
호암재단은 30일 오후 3시 서울시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2014년도 제24회 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에는 각계 주요 인사 550여명이 참석했다.
이홍구 전 총리를 비롯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서정돈 성균관대 이사장, 김용민 포스텍 총장, 유기풍 서강대 총장, 위철한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상하 삼양사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 이문열·신경숙 소설가, 정명화 연주가, 임권택 감독, 유인촌 연극인,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아멜린 노벨박물관 과장, 나카무라 일본국제상 사무국장, 주한프랑스·이탈리아 대사 등 각 계 주요인사들이 자리했다.
이날 시상식은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과 신희섭 심사위원장의 심사보고, 부문별 시상에 이어 권숙일 대한민국학술원 회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권숙일 회장은 축사를 통해 "수상자들의 빛나는 업적들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자산이며, 우리시대의 사표가 될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호암상 수상자들은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희망이고 미래"라고 강조했다.
올해 부문별 수상자는 ▲과학상 남홍길 박사(57·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단장) ▲공학상 이상엽 박사(50·KAIST 특훈교수) ▲의학상 김승국 박사(51·스탠퍼드대 교수) ▲예술상 홍혜경 성악가(57·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사회봉사상 김하종 신부(보르도 빈첸시오, 57·안나의 집 대표) 등 5명이 선정됐다.
이들에게는 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 메달이 수여됐다.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왼쪽부터)남홍길 박사, 이상엽 박사, 김승국 박사, 홍혜경 성악가, 김하종 신부(사진=삼성그룹)
수상자들은 분야별 국내 최고수준의 학자·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업적 검토와 해외 저명 석학의 자문평가, 현장실사 등 4개월의 심사 과정을 거쳐 수상 후보자로 선정됐다. 이후 호암상위원회의 최종 심의·의결을 통해 수상자로 확정됐다.
시상식을 전후해 호암상 수상자들의 수상 기념 강연회가 전국에서 10회에 걸쳐 개최됐다. 아울러 호암재단은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캐럴 그레이더 박사를 초청해 서울 과학고 학생 등 서울지역 55개 고교생 7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28일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청소년 특별 강연회'를 열었다.
호암상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 제일주의와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는 한편 학술·예술,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현재까지 총 122명의 수상자를 선정하고 184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불산 사태와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영훈국제중 부정입학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차분히 진행된 데 이어 올해는 이건희 회장의 입원으로 삼성 일가가 모두 불참했다.
이 회장은 그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때 등 특별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행사에 직접 참석해 왔다. 현재 이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전무)는 지난 28일 수요사장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호암상 시상식에는 이건희 회장 등 가족들은 참석하지 않는다"며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을 제외한 사장단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