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주기자] SPC그룹의 대표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가 전국 3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정작 본사에는 매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제빵 프랜차이즈 출점규제에 나선 시기와 사옥 이전이 맞물리면서 현재까지 본사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제1 제빵 프렌차이즈 기업이 정작 자신들이 만든 빵을 자기 건물에서 조차 먹지 못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규제 완화 목소리가 들리는 이유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SPC그룹 사옥 지하 1층에는 던킨과 베스킨라빈스, 빚은, 잠바주스 등 SPC그룹이 운영하는 외식프랜차이즈가 한 곳에 집결돼 있다. 하지만 SPC그룹의 주력인 파리바게뜨는 없다.
SPC그룹이 파리바게뜨를 확고한 국내 제빵 프랜차이즈 1위로 키우며 매출 2조6000억원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시켰음에도 자신들의 안방에선 매장 하나 운영하기 어려운 특이한 상황이다.
뚜레쥬르나 카페베네 등 다른 유명 프랜차이즈들은 직원들에 대한 자긍심 고취와 현장교육 등을 목적으로 본사에 대표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PC그룹이 파리바게뜨 본사매장을 내지 못하는 원인은 정부의 출점규제에 있다.
SPC그룹이 재작년 10월 이사한 양재동 사옥 위치가 기존 파리바게뜨 가맹점과 거리가 가까워 제빵 프랜차이즈 모범거래기준에 위배돼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빵프랜차이즈에 대해 같은해 4월 동일 브랜드로 500m 이내에 매장을 내는 것을 규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했다.
SPC그룹은 기존 가맹점을 흡수해 본사매장을 낼 수도 있었지만 경제민주화 등 사회적분위기를 따르기 위해 지금도 본사에 파리바게뜨 매장 조차 열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본사매장은 상징성과 테스트 베드, 직원교육 등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CJ푸드빌은 중구 쌍림동 본사 1층에 제빵 프랜차이즈인 뚜레쥬르와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고 국내 대표 커피프랜차이즈인 카페베네도 청담동 본사 2층에 카페베네 본점을 운영 중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CJ푸드빌은 본사 위치가 유동인구가 많지 않음에도 직원들의 자긍심과 현장교육을 목적으로 1층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매일 출근해서 자사브랜드 매장이 매일 어떻게 운영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용해 트렌드를 읽고 신제품개발이나 영업 등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본사매장은 최신 트렌드를 가장 빨리 적용하고 보다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여지다 보니 처음엔 직원들이 주 고객이었지만 현재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도 매장이 꽉 찰 정도로 외부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아 졌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SPC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