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브라질월드컵 '죽음의 조'로 불리는 D조에는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잉글랜드, 이탈리아가 모였다. 코스타리카를 제외하고 모두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다.
브라질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남미 이점을 갖고 있는 우루과이와 유로 2012 준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가 간발의 차이로 앞선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다른 조와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미세하다.
쟁쟁한 팀이 모인 만큼 선수 구성도 화려하다. 팀 내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 코스타리카의 조엘 캠벨(22·올림피아코스),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29·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가 주목된다.
◇우루과이-'신이 된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
우루과이의 공격진은 이번 월드컵에서 최강으로 꼽힌다. 최근 첼시행이 나돌고 있는 에디손 카바니(27·파리생제르맹)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우수선수(MVP)인 디에고 포를란(35·세레소오사카)이 버티고 있다. 수아레스는 이들과 함께 우루과이 공격의 마침표를 찍을 선수로 꼽힌다.
수아레스는 2013~2014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했다. 초반 결장에도 불구하고 33경기에 나서 31골을 터뜨렸다. 특히 페널티킥 골 없이 이 같은 성과를 이뤘다. 그러면서도 도움도 12개(2위)나 기록했다. 모두 합치면 공격포인트만 43개(1위)다.
수아레스는 과거 상대 수비수의 목덜미와 팔을 깨물거나 턱을 치는 등 기행을 일삼았지만 실력만큼은 꾸준히 성장했다.
이번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11골을 넣어 남미 지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팬들은 그에게 '인간계 최강의 공격수'라는 평을 붙이기도 했다.
엄청난 스피드와 재치 있는 드리블에 더해 골 결정력까지 가진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강력한 득점왕 후보다.
나시오날과 아약스를 거쳐 지난 2011년 리버풀에 입성한 수아레스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이번이 2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코스타리카-'특급 유망주' 조엘 캠벨
캠벨은 코스타리카가 자랑하는 축구 천재다. 이미 18살에 아스널과 계약했으며 현재는 임대 신분으로 올림피아코스에서 뛰고 있다. 아스널은 그를 영입해 곧장 임대 선수로 내보내며 실전 경험을 쌓도록 했다.
캠벨은 공격 어느 위치든 가리지 않고 뛴다. 그의 장점은 폭발적인 스피드다. 이를 바탕으로 수비진을 휘젓는데 능하다.
캠벨은 17세 이하 국가대표 시절 9경기서 8골을 터뜨려 주목받았다. 2011년부터 코스타리카 대표팀에 뽑힌 캠벨은 그해 6월 열린 북중미 골드컵 쿠바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넣었다. 이어 11월에 열린 스페인과 친선경기에서도 골을 넣어 코스타리카의 희망으로 자랐다.
왼발을 잘 쓰는 캠벨은 코스타리카의 베테랑 공격수인 알바로 사보리오(32·데포르티보 사프리사)의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잉글랜드-'축구종가의 아이콘' 웨인 루니
잉글랜드의 희망으로 혜성같이 등장했던 루니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그는 이번 브라질월드컵 예선 6경기에서 7골을 터뜨렸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훨훨 날았다.
주로 최전방 공격수 바로 뒤에서 뛰는 루니는 칼날 같은 날카로운 스루패스와 대포알 같은 강력한 중거리 슛이 주특기다. 본인이 직접 수비를 흔들고 침투하는 것도 장기다. 위치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활동 범위는 잉글랜드 선수 중 단연 눈에 띈다.
15세 때 이미 19세 이하 팀에서 뛰었던 루니는 에버튼을 거쳐 2004~2005시즌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했다. 맨유 첫 시즌에 리그에서만 11골을 넣은 루니는 지금까지 1시즌도 거르지 않고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월드컵에서 루니는 아직 골이 없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대회 직전 입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8강전 포르투갈과 경기까지 뛰면서도 골을 못 넣었다. 오히려 이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루니는 '골 맛'을 못 봤다. 어느덧 3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루니에겐 시원한 첫 골이 필요하다. 잉글랜드 또한 죽음의 조에서 탈출해 16강에 오르려면 루니의 득점이 꼭 필수다.
◇이탈리아-'아주리군단의 심장' 안드레아 피를로
이탈리아는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체자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감독은 신예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자리만은 굳건하다. 피를로가 10년 넘게 지키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다.
35세의 베테랑인 피를로는 여전히 이탈리아의 시작점이다. 많은 축구팬들은 세계에서 가장 패스를 잘하는 선수로 피를로를 꼽는다. 그는 넓은 시야에서 나오는 감각적인 패스로 경기를 풀어간다.
피를로의 간결한 플레이와 적재적소에 나오는 패스는 이탈리아의 공격 전개를 다양하게 만든다. 쓸데없는 플레이가 없는 게 피를로다. '무회전 킥'과 페널티킥에서 골키퍼 가운데로 살짝 차는 '파넨카 킥'은 그의 전매특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최전방으로 한 번에 띄워서 찔러주는 '로빙 스루'는 피를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순식간에 상대 수비진을 깨는 이탈리아의 무기이기도 하다.
2001년 AC 밀란으로 이적하며 유명세를 탄 피를로는 2011년 유벤투스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10시즌 동안 1번의 리그 우승과 2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그는 이번이 3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피를로는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인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우승 경험이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한층 농익은 기량을 발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