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브라질월드컵 A조는 개최국 브라질을 포함해, 크로아티아, 멕시코, 카메룬으로 구성됐다. 16강 진출 2개 팀에 브라질과 크로아티아가 자주 언급되지만 멕시코와 카메룬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브라질의 신예스타 네이마르(22·FC바르셀로나), 크로아티아의 살림꾼 루카 모드리치(29·레알마드리드), 멕시코의 최전방 공격수 오리베 페랄타(30·산토스라구나), 아프리카의 축구영웅 사무엘 에토(33·첼시)의 플레이가 주목된다.
◇브라질-'축구의 신'으로 거듭날 네이마르
굵직굵직한 스타가 포진한 브라질 대표팀에서 스타 선수 1명을 뽑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포함한다면 후보는 단연 네이마르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에 이은 '축구의 신'으로 거듭나려 한다.
18세에 브라질 대표팀에 데뷔한 네이마르는 미국과 데뷔전 28분 만에 A매치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미 17세 때인 2009년부터 산토스FC에서 성인 무대를 밟은 그는 준비된 스타였다.
축구계에 '믿고 쓰는 브라질 선수'라는 수식어가 있듯이 유럽 대형 클럽들이 그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수식어에 성급하게 휘말리지 않았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으며 브라질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럼에도 구애는 계속됐다. 결국 네이마르는 지난해 5월 5000만유로(약 73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건너갔다.
그 사이 네이마르의 경험은 쌓여만 갔다. 2011년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에는 브라질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홈에서 열리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더욱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와 상대 수비수 2~3명을 우습게 치고 나가는 모습은 영락없는 브라질 축구의 상징이다.
◇크로아티아-'중원의 지휘자 ' 루카 모드리치
◇(오른쪽) 루카 모드리치. (사진=로이터통신)
세계축구의 흐름은 압박이다. 강팀들은 모두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한다. 반면 공격에서는 이를 탈출하는 능력이 필수다. 흔히 '탈 압박'으로 불린다. 루카 모드리치는 탈 압박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플레이메이커다.
그는 과거 전설적인 선수인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와 자주 비교된다. 양발을 잘 사용하며 드리블 스피드까지 빠르다. 수비 3명이 한 번에 달려들어도 이를 벗겨내 팀 공격을 원활하게 풀어간다. 양쪽으로 공을 잡고 도는 움직임도 자유롭다. 정확하게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수준급이다. 전반적으로 창의적인 플레이가 모드리치의 강점이다.
2002년에 16세의 나이로 크로아티아의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팀에 입단한 모드리치는 2005년 정식으로 프로 계약을 맺었다. 소속 팀과 3번의 우승을 경험한 그는 2008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국가대표로 출전한 유로 2008에서 대회가 낳은 최고의 스타로 꼽히며 2012년에는 레알마드리드로 진출했다. 2006년에 이어 이번이 2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최근 금발의 긴 머리를 싹둑 잘라 화제를 모았다.
◇멕시코-'기술에 힘까지' 오리베 페랄타
◇(왼쪽) 오리베 페랄타. (사진=로이터통신)
오리베 페랄타의 나이는 어느덧 축구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어쩌면 더는 특급 스타로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멕시코 축구가 배출한 간결하고 파괴력 있는 공격수다.
기존 멕시코 공격수들의 특징인 기술력을 앞세운 유형과는 조금 다르다. 기술력에 더해진 문전 앞 볼 간수능력은 페랄타를 '센터 포워드의 교과서'라 불린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브라질과 결승에서 페랄타는 2골을 몰아쳤다. 멕시코는 당시 와일드카드로 페랄타를 선택했는데 이게 맞아떨어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 브라질과 맞붙을 경우 페랄타의 '브라질 킬러' 본능이 다시 나오질 주목된다. 그는 지난 1월 한국과 친선 경기에서도 골을 뽑았다.
페랄타는 월드컵 예선 11경기에서 10골을 터뜨렸다. 기복 없이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미겔 에레라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 뉴질랜드와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해 멕시코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페랄타가 넣은 대부분의 골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터졌다. 탁월한 위치선정과 한 번 공을 잡으면 좀처럼 뺏기지 않는 점유 능력은 수준급으로 꼽힌다. 여기에 침착하게 빈 곳을 노리고 넣는 간결한 슈팅은 높은 결정력을 증명했다. 자신의 슈팅뿐만 아니라 공을 잡자마자 바로바로 동료 공격수를 활용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멕시코 공격의 중심을 최전방에서 잘 잡아주고 있다는 평가다.
2003년 모렐리아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몬테레이로 이적했다. 2006년부터 산토스 라구나에서 뛰고 있다.
◇카메룬-'아프리카의 상징 ' 사무엘 에토
사무엘 에토는 아프리카 축구 그 자체다. 아프리카 축구 사상 최고의 골잡이로 불린다. 아프리카 최우수선수상을 4번(2003~2005년, 2010년) 수상하기도 했다.
에토는 한때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36·갈라타사라이), 토고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30·토트넘)와 함께 아프리카 3대 스트라이커로 꼽혔다. 그는 우승 경험도 풍부하다. 축구선수들의 꿈인 '트레블'을 2시즌 연속으로 해봤다.
에토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2008~2009시즌에 프리메라리가 우승, 코파 델 레이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맛봤다. 다음 시즌 이탈리아 인터밀란으로 둥지를 옮겨 2009~2010시즌 세리에 A 우승, 코파 이탈리아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에토는 소위 말하는 '골 냄새'를 잘 맡는 선수다. 나이 때문에 예전과 같은 폭발력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큰 경기에서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그의 입지가 절대적인 카메룬 대표팀에서는 더욱 그렇다.
카메룬 대표팀에서 에토는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며 가운데로 많이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를 펼친다. 에토의 개인 기량에 맡겨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도 나온다.
어느덧 축구선수로서 노장 축에 속하는 에토는 지난해 2013년 첼시로 이적해 여전히 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1998년, 2002년, 2010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월드컵 출전인 에토는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