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전 2세 경영 '발진'..변화·도전이 '성장' 주도

입력 : 2014-06-13 오후 12:28:39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중견·중소 가전업계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바람의 주역은 2세 경영이다. 창업주에 비해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도전적으로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기도 한다. 안정보다는 변화를 택하면서 성장세도 가파르다. 물론 난제도 쌓여있다.
 
제습기로 유명한 위닉스(044340)는 지난 10일 판매법인인 위니맥스와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합병기일은 오는 8월1일로, 별다른 반대 없이 합병안건은 처리됐다. 윤희종 회장(사진)은 이사회 직후 임원들과 함께 공장을 둘러보며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위닉스와 위니맥스 간 합병이 완료되면 윤희종 회장의 장남인 윤철민 위니맥스 대표가 위닉스의 2대주주(21.4%)로 올라서면서 무게 중심을 갖게 된다. 제습기의 기획부터 판매와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윤철민 대표는 '현장' 중심의 영업을 강조하며 위닉스의 급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회사의 외형이 달라지면서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지난해 말 인사관리 담당 외부인사를 임원으로 영입하면서 조직 내 혁신을 꾀하고 있다. 40여년된 위닉스와 12년된 위니맥스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있을 수 있다. 제습기 단일품목에 치우친 매출구조를 극복하고 두 법인간의 융화를 이끄는 것이 윤 대표의 큰 숙제로 남았다. 특히 LG전자를 비롯해 대기업들이 속속 제습기 시장에 진출, 위닉스를 쫓고 있어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없이는 자기 덫에 갇힐 수도 있다.
 
리홈쿠첸(014470)도 이동건 회장의 장남인 이대희 대표가 지난 3월 리홈쿠첸의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2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 그간 중국과 러시아, 미주 등 해외시장을 돌며 외부에서 리홈쿠첸을 지원사격해 왔다. 사장 취임 후 해외공략 타깃인 러시아와 중국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사내문화를 구축하는 한편 사내 소통 활성화에도 적극적이다. 젊은 바람이다.
  
그가 대표로 오면서 전문경영인과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쿠쿠전자에 맞서 리홈쿠첸을 이끌어온 리빙사업부의 강태융 대표는 리홈쿠첸 대표로 오인받을 만큼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때문에 이 대표가 올 초부터 회사에 합류했지만 간판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강태융 대표와 적지 않은 신경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왼쪽부터) 이대희 리홈쿠첸 대표, 이성진 레이캅코리아 대표 (사진= 각 사 제공)
과제도 적지 않다. 정체된 국내 밥솥 시장에서 쿠쿠전자의 독주 저지가 제 1과제로 지목된다. 현재 쿠쿠전자가 약 65%, 리홈쿠첸이 35%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리홈쿠첸의 추격이 거세지만 여전히 쿠쿠전자의 벽은 공고하다. 지난해 새로 론칭한 IH렌지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야 하는 점도 앞으로 이 대표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부강샘스도 창업주 2세인 이성진 대표의 활약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부강샘스는 지난 4월 신제품 출시에 앞서 침구청소기 브랜드의 판매법인인 레이캅코리아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자동차 및 전자부품 기업이던 부강샘스에서 건강가전 사업부를 설립해 세계 최초로 침구청소기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일본에서 먼저 환호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약 1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 4월 초 레이캅 RS를 출시하고 제품 설명과 회사 소개 동영상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등 경영 일선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사이트로만 판매를 단일화하며 판매망 재정비에 착수했다. 또 지난해 일본시장에서 인정 받은 만큼 올해에는 중국으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매출목표를 150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주가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2세 CEO가 창업주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아버지를 의식해 몸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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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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