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숍 할인 일수 '확 줄었네'..왜?

가격 경쟁력 보다는 제품력 '우선'
할인 마케팅 비용 '줄이고'· 제품개발 비용 '늘리고'

입력 : 2014-06-18 오후 4:40:19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극에 달했던 화장품 브랜드숍 간 할인경쟁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출혈 경쟁으로 마진율이 저조해진데다 더 이상 할인마케팅에만 의존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잦은 할인이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만 깍아내린다는 인식이 업계 관계자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자료=각사)
 
이로인해 올 초 부터 상위 화장품 브랜드숍을 중심으로 완화된 세일정책을 펼치고 있다.
 
18일 업계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의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할인 일수는 11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일에 비해 6일이나 줄었다. 에뛰드와 토니모리 등도 작년보다 할인일 수를 줄이는 등 대부분 업체들이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1+1 이벤트, 균일가 판매, 시즌별 기획전 등 형태와 구실도 다양했던 이전과 비교한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할인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제품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중장기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가격이 아닌 제품 경쟁력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브랜드숍 시장이 재편될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세일이 불필요한 소비도 일으켰지만 지금은 세일 때까지 기다렸다 필요한 제품만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히트 제품 없이 할인기간 매출성장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위 '할인발'도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로 하위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히트제품을 내놓고 있는 업체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할인 일수를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니스프리가 미샤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서는 이변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굳건히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던 미샤가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것도 바로 히트제품 부재 때문이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는 지난 1분기에만 39억원의 적자를 내며 밑지는 장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샤는 할인마케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강력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현재 판도를 당분간 뒤집기 힘들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할인판매 비중이 높아지면 계속해서 적자에 시달리는 악순화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실적과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올해 안에 반드시 히트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큰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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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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