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모바일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아이템 판매로 돈을 버는 부분유료화(Free to Play) 사업모델의 ‘건전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소비자 보호논리를 떠나 게임산업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도, 다른 형태의 사업모델 발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사업모델 관련 논쟁은 ▲ 뽑기(가챠) 유료아이템의 사행성 여부 ▲극소수 고액 과금자에 의존한 수익 창출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키는 극소수의 게임사만 살아남는 현실 등 크게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뽑기 아이템은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RPG(역할수행게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과금 모델이다.
일부 게임 이용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케릭터나 무기를 뽑기 위해 수십~수백만원을 쓰는 사례가 계속 등장하면서, 확률형 뽑기 아이템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뽑기형 아이템에 대한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관련 사항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매출과 직결되는 문제고, 다른 나라의 사례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극소수의 고과금 유저를 찾아내, 그들에게서 최대한 많은 돈을 뽑는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예를 들어 휴대폰 소액결제 한도가 초기화되는 월초에 각종 프로모션을 집중하면, 충성 이용자에게 한 달 10~20만원의 정도는 손쉽게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개발자는 “50만원 이상 쓴 사람이 100만원, 200만원 쓰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인식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며 “뽑기를 넣지 않은 이른바 ‘착한 과금’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개발비와 마케팅비가 계속 치솟고 있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은 대부분 확률형 뽑기를 채택하고 있다(사진=플레이스토어)
뽑기형 아이템이 소비자 보호에 관한 문제라면, 부분유료화 모델 자체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해외의 개발사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부분유료화 게임은 필수적으로 수백만의 다운로드를 일으켜야 하기때문에, 게임성보다는 마케팅의 의존한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게임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캔디크러쉬사가’나 ‘크래쉬오브클랜’과 같은 1년에 수십억달러씩 버는 극소수의 부분유료화 게임과 이들의 아류작들이 차트 상위권을 독차지하면서, 독창적인 게임들이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는 현실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유명 유료 모바일게임 ‘The Room’의 제작자인 배리 미드는 “출시되는 부분 유료화 게임의 66%는 24시간 내에 1명의 사용자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새로운 게임이 설 자리가 없다”며 “성공한 부분유료화 게임이 수백만명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놓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