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이라크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일(현지시간) CNBC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이라크 사태의 최악과 최선의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먼저 다수의 전문가들이 꼽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라크가 결국 3가지 지역으로 나눠지는 것이다.
릭 브래넌 RAND 선임 정치과학자는 이라크가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주의 국가(ISIS)'의 손에 넘어간 북부지역과 시아파가 장악하고 있는 남부지역, 또 터키와 인접한 쿠르드족이 장악한 북동부로 세 동강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될 경우 북부 지역과 맞닿아있는 시리아는 ISIS를 지원하고 시아파는 남부지역과 인접한 이란의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종파 분쟁에 따른 '종파 청소', 종파 대량 학살이 일어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날 가능성 역시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ISIS는 지난 15일 시아파 포로 1700명을 처형했다며 웹사이트에 관련 사진을 올려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라크 정부군으로 자원입대한 군인들이 훈련을 위해 모여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컬크 소웰 정치 리스크 전략가 역시 비슷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또한 그는 이처럼 이라크가 세가지 지역으로 쪼개지는 것은 "재앙적인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앞으로 수천명의 이라크인들이 목숨을 잃는 것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네쓰 폴락 브루킹인스티튜트 선임 연구원 역시 "이라크가 세 지역으로 쪼개진다면 이번 사태의 고통은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국제 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핵심적인 유전지대는 남부와 북부 쿠르드자치지역에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원유 수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사태가 길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케네스 폴락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이라크가 완전히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남부의 석유생산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ISIL이 남부 석유 시설에 대한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높고 석유 회사들이 안전을 위해 보안에 많은 비용을 써야할 뿐 아니라 이라크 정부도 군사력에 집중하다 보면 석유 시설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게 돼 생산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최선의 시나리오로는 현 상태에서 수니파와 시아파가 화해하며 휴전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CNBC는 "현재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이 극에 달한 만큼, 심지어 아주 낙관적인 전문가들도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수니파와 시아파가 화해를 한다는 것은 수니파가 현재까지 무력으로 얻은 힘을 포기해야만 가능한 일인데 그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브래넌 선임 정치과학자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양보가 있을 경우 수니파가 기꺼이 타협에 나설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수니파를 일방적으로 억압하는 분파적인 국정 운영을 해온 만큼 알말리키 총리가 사임하게 되면 사태가 더 나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현재 미국 정부도 이번 사태의 책임이 종파를 아우르지 못한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 있다며 사임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오랜기간 이어진 수니파와 시아파의 근본적인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는 극적인 화해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