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검찰이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 가족들의 신병을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가족들의 검거가 유 회장에 대한 압박수단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23일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씨(71)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방문판매업체 ‘달구벌’에서 10억원대 자금을 횡령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랜 기간에 걸친 탐색과 잠복 끝에 지난 21일 경기도 성남시 금곡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권씨를 붙잡았다.
검찰은 최근 권씨뿐 아니라 유 회장 가족들을 잇달아 붙잡아 유 회장의 소재를 집중적으로 추궁해왔다.
지난 22일에는 유 회장의 동생 병호씨가 대구 수성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붙잡혔다. 13일에는 친형 병일씨(73)가 경기도 안성 금수원 근처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검찰이 체포 또는 구속한 유 회장의 일가는 부인 권씨와 친형 병일씨, 동생 병호씨, 체포된 뒤 석방된 여동생 경희씨(56), 처남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64·구속), 매제인 오갑렬 전 체코 대사, 장녀 섬나씨(48·체포) 등 모두 7명이다.
이 중 검찰은 오 전 대사에 대한 조사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오 전 대사는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에 대한 정보를 일부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 전 대사는 유 회장이 서울에서 전남 순천으로 도피할 당시 행적은 비교적 상세히 진술했으나 이후의 행적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전남 순천에서 유 회장을 코앞에서 놓친 이후, 유 회장이 해남·목포 방향으로 도피한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에는 수도권 일대 탐색작전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오 전 대사의 경우처럼 가족들이 유 회장의 행적에 대해 진술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부인 권씨 등 유 회장과 가까운 가족들이 붙잡히는 것이 유 회장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가족이 붙잡힌다는 감정적 문제뿐 아니라 유 회장을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유 회장 측근과 가족 상당수를 붙잡음으로써 현재 유 회장의 도피를 돕고 있는 인물은 구원파 신도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