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오는 26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 금융위원회 담당 간부도 참석하게 되면서 금융권은 또다른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 이례적인 참석에 따라 일부에서는 징계 수위 결정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제재심 당연위원인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을 대신해 은행과 지주를 담당하는 과장 2명이 이번 제재심에 배석된다.
금융위는 정례회의에서 제재수위를 최종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재심에 참석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대규모 징계에 대한 무게감에다 계속된 KB금융의 내홍에 심상치 않게 보고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금융권에 쏠린 시선 때문이라도 보다 엄중하고 신중하게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서울파이낸셜포럼 특별연설에 앞서 기자와 만나 "KB금융 등에 대한 징계는 법과 원칙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며 징계에 대해 또다시 강조했다.
이어 "제재심에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등의 임원들이 징계를 받게 될 경우 교체 결정을 해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제재심의 규모가 커진만큼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징계 대상자가 200여명에 달하다 보니 결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소명시간을 따져도 사실상 하루만에 가능한지 여부도 의문인 상황이다.
징계수위 발표가 미뤄질 경우 금감원의 징계가 지나쳤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당국의 '짐'이 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정상 사전통보를 받은 누구나 제재심에 참석해 소명할 수 있다"면서도 "서면으로 소명이 충분치 않거나 또다른 방법으로 해야할 경우는 오는 26일 제재심에 참석하도록 전했다"고 말했다.
또 제재심의 관심이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게 쏠릴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는 징계 대상자들은 소명이 '형식'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