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직장인 정모씨는 최근 회사로부터 퇴직연금을 기존 확정급여(DB)형에서 확정기여(DC)형으로 변경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느 금융회사에 가입돼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정씨는 DB형을 그대로 유지할 지, DC형으로 갈아타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기업에서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했다면 근로자들은 DB와 DC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기준으로 퇴직연금 제도를 선택해야 할까.
DB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가 사전에 확정된 제도로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적립금 운용은 회사가 책임지게 된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매년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주고 근로자가 직접 이를 운용한다. 개인의 운용 성과에 따라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이 달라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을 상회하는 경우에는 DB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DC형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임금상승률이 3%를 넘는다면 기존대로 DB형을 유지하는게 유리하다.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은 "평균 임금상승률이 높지 않다면 DC형으로 전환하는게 유리하다"며 "DC형으로 전환해 원리금보장상품으로만 운용해도 3% 내외의 수익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성일 제로인 퇴직연금연구소장은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 평균 수익률이 3% 내외인 상황에서 평균 임금상승률이 3%를 넘는 회사라면 회사 입장에서는 DC형으로 유도하는게 낫고, 가입자는 그대로 DB형을 유지하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다만 퇴직급여 수령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DC가 유리하다. DC는 매년 발생하는 퇴직급여 전부를 직원 명의의 계좌에 입금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가 파산하더라도 퇴직급여는 받을 수 있다. 반면 DB형은 퇴직금여 중 60% 이상만 사외에 적립하도록 하고 있어 기업이 부도가 나면 사내에 적립된 퇴직금여는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김 소장은 "수령의 안정성 측면을 생각하면 DC형이 낫다"며 "무조건 DB 혹은 DC가 낫다고 할 수 없지만 자신의 상황과 투자성향 등을 고려해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