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기획재정부가 그 동안 논란이 일었던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서로 다른 자동차 연비 관련 결과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중재에 나섰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무조정실 등과 함께 '자동차 연비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정부가 동일 차량의 연비에 대해 통일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왼쪽 세번째)가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자동차 연비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우리나라는 자동차 제작자가 스스로 연비를 표기·신고하고, 정부는 신고연비가 적정한지를 사후에 검증하는 제도를 채택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산업부는 33개 차종을, 국토부는 14개 차종에 대해 각각 사후검증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산업부는 현대 싼타페 2.0과 쌍용 코란도S에 대해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놨다. 또 검증방식과 기준 등도 각각 상이하게 수행돼 부처간의 엇박자가 발생했다.
정은보 차관보는 "지난해 11월 상이한 결과에 따른 혼선을 방지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토부 주관으로 2개 차종에 대해 재검증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재검증 결과, 국토부 복합연비를 기준으로 할 경우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두 차종 모두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싼타페는 -.6.3%, 코란도 S는 –7.1%로 ±5% 기준을 넘었다. 반면 석유관리원 검증에서 싼타페는 –4.2%를, 자동차부품연구원 검증에서 코란도는 –4.5%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산업부 개별연비를 기준으로 할 경우 적합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싼타페는 도심 연비가 –8.5%(자동차안전연구원), -6.2%(석유관리원) 나왔고 코란도는 –9.7%(자동차안전연구원), -6.8%(자동차부품연구원)의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이러한 재검증 결과에 대해 어느 한쪽 부처의 지난해 결과를 대체할 수 있는 판단 근거로서 충분치 않다고 판단, 유보적인 결론을 내렸다.
정 차관보는 "양 부처가 각 소관법령에 따라 실시한 지난해 사후검증 결과를 각각 발표하게 됐다"며 "국토부의 경우 부적합 판정에 따라 2개 업체에 대해 과징금 부과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면서도 "다만 재검증을 통해 검증 절차와 방식에 있어 상당부분 개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차관보는 "정부는 이번 재검증을 토대로 자동차 연비 중복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 사후 관리를 국토부로 일원화하기로 했다"면서 "연비 측정방법과 판정 기준은 두 부처의 기준중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