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국내 대기업 그룹 계열사 5곳 중 1곳이 부실위험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각이 무산된 동부그룹은 유동성 위험에 처한 계열사 뿐 아니라 전체 계열사 중 부실 위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가장 높았다.
29일 CEO스코어는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49개 기업집단 중 전년과 비교 가능한 47개 그룹 1418개 계열사(금융사 제외)의 지난해 말 기준 재무현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곳이 169곳, 자본잠식인 곳이 110개사라고 밝혔다. 부실위험에 처한 기업은 279개사(19.7%)로 집계됐다.
유동성 위험에 처한 계열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동부그룹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동성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는 51개 비금융 계열사 중 절반에 달하는 24개(47.1%) 계열사의 자본이 잠식됐거나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GS(078930)로, 78개 계열사 중 19개(24.4%)가 부실위험 기업에 속했다. 다만, 자본잠식 기업 대부분은 코스모 계열의 방계였고, 주력 계열사 중에서는
GS건설(006360)의 부채비율(263%)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룹별 부채비율은 현대가 540%로 가장 높았고, 한진이 452%로 2위였다. 이들은 선박이나 항공기를 리스하거나 구매하는 업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게 나오는 구조의
현대상선(011200)과
대한항공(003490)을 주력사로 두고 있다. 한진은 오랜 갈등 끝에 최근 한진해운을 그룹 품에 안았다.
이어 한국지엠(353.5%), 대우건설(278%), 금호아시아나(273.7%), 동부(269%), 대우조선해양(254.7%), 효성(220.5%) 순으로 그룹별 부채비율이 높았다.
이에 반해 아모레퍼시픽(17%),
KT&G(033780)(22%), 영풍(24%),
한국타이어(161390)(32%), 현대백화점 (37%), 삼성(43%), 태광 (45%) 등은 그룹 부채비율이 50% 이하로 매우 우량했다.
이번 부실위험 기업수조사는 금융위원회가 제2의 동양그룹 사태를 막기 위해 주채무계열 선정 시 가장 높은 기준점수를 부여하는 부채비율 400%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들 기업 중에는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투자 단계에 있는 곳도 있어 이번 조사에서 집계된 기업이 무조건 부실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대기업 그룹 부실위험 계열사 현황(자료=CEO스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