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올 상반기 전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의 규모가 1조7500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5% 증가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 일어난 기업사냥이 7485억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한해동안 일어난 M&A의 75%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어 유럽지역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의 두배가 넘는 5090억달러의 M&A가 체결됐으며, 아시아지역이 3278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아시아지역의 M&A는 톰슨로이터에서 지난 198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85% 증가했다.
M&A가 급증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리스크 회패와 조직 확장에 대한 관점이 변하면서 신사업 구축보다는 인수합병이 더 쉽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터 태그 씨티그룹 글로벌 M&A부문 공동대표는 "(이제는 기업들이) 국채값 폭락이나 이라크 사태 같은 글로벌 변동성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단일 조직의 성장이나 비용절감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M&A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베르토 포찌 골드만삭스 유럽·중동·아프리카 M&A 부문 대표는 "채권발행이 쉬워지고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전략적 M&A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문별로는 금융부문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인수합병이 크게 증가했다. 금융부문은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면서 M&A의 매력을 크게 잃었다는 분석이다.
M&A가 가장 활발했던 곳은 헬스케어 섹터로 올 상반기에만 3174억달러 규모의 딜이 이뤄졌다. 메드트로닉스의 코비디엔 인수(430억달러)와 밸리언트사의 엘러간 인수(625억달러) 등 100억달러 이상의 메가딜도 상당수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