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수니파 이라크 반군이 점령 지역에서 이슬람 국가를 건설했다고 선언하면서 내부 분열이 본격화됐다는 불안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반군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정도까지 세력을 키우자 이들의 영향력이 주변국으로 확대되리라 전망했다.
29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라크 디얄라 지역과 시리아 알레포 지역 등 광범위한 지역을 점령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는 칼리프가 통치하는 이슬람 국가를 건설했다고 선포했다.
ISIL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문기구인 슈라와의 논의 끝에 칼리프 이슬람 국가를 수립하기로 했다"며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이슬람 국가의 새로운 칼리프로 추대했다.
칼리프는 권력의 대행자란 뜻으로 이슬람 제국 통치자를 가리키며 정치와 종교를 아우르는 최고의 권위자로 국경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한 반군이 ISIL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ISIL은 칼리프 선언에 이어 기존의 명칭에서 이라크·레반트를 빼기로 결정했다.
이 선언은 이라크 정부군이 티크리트를 비롯한 북부 도시를 탈환하려는 와중에 나왔다.
정부군 관계자는 이날 "탱크와 헬리콥터가 티크리트 대학교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군은 미국이 군사고문관 300명을 보낸 이후에 처음으로 반군에 대규모 공격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는 반군이 기세가 여전히 드높은 가운데 미국의 군사 지원이 불충분하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러시아가 이라크 정부군에 5대의 수호이 전투기를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군사 지원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알 샤흐리스타니 이라크 에너지 부총리는 "미국이 우리 군을 충분히 돕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도와줄 때와 같은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고위 관료들과 주요국 정치인들이 정부군의 탈환 작전이 성공하지 못하면 나라가 급속도로 분열돼 중동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