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장마에도 맛난 수박·상추 싸게 팔 수 있는 이유

입력 : 2014-07-08 오후 2:37:02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이마트 후레쉬센터의 기술력이 한단계 진보했다.  이마트가 국내에 선보인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술은 올해 도입 3년을 맞아 저장 품목을 6개까지 확대할 정도로 기술력이 발전했다.
 
CA는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해 수확시와 동일한 본래의 맛을 유지시키는 저장방식(저온, 산소,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이다. 이미 유럽,일본 등지에서는 대중화 돼 있으며 이마트는 지난 2012년 경기 이천에 CA 저장 기술을 갖춘 후레쉬센터를 열었다.
 
현재 이마트의 CA 저장 기술로 관리할 수 있는 사과와 배, 자두와 복숭아, 수박, 상추 등 총 6개 품목이다.
 
특히 수박과 상추는 그동안 장기 저장이 불가능했지만 이번 CA 저장 기술 발달로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든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마트는 첨단 저장기법인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기술을 통해 'CA저장 수박' 1만통을 오는 10일부터 8kg 미만 기준 1만1500원에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이마트가 이번에 선보이는 CA저장 수박은 지난주 비가오기 이전에 수확한 맹동과 고창 지역의 당도 높은 수박(평균당도 12.5 브릭스)을 첨단 신선식품 유통센터인 CA 저장고에 저장한 상품이다.
 
이마트는 지난 1년간 첨단 저장 시설인 후레쉬센터에서 품종별, 기간별로 가장 이상적인 저장 조건을 찾기 위해 수십여 차례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수박 등 과채류와 상추의 최적 저장 조건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일반적으로 수박은 장기 저장 가능한 사과, 배와 달리 수확 후 꼭지가 쉽게 마르는 과채류 특성상 저온저장을 잘 하지 않거나 저장하더라도 저장기간이 3일 이내로 매우 짧은 작물이다.
 
이로 인해 장마철이 되면 평균당도가 2~3브릭스 가량 떨어져 일명 ‘맹탕수박’이 되거나 그나마 당도가 유지되는 수박은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마트는 기존 대기조건인 질소 78%, 산소 21%, 기타 1%를 CA 저장고를 통해 산소 3~7% 전후, 이산화탄소 5~8% 전후, 질소 85~92%, 기타 1%로 대기조건을 조정했다.
 
산소비율을 극도로 낮춤으로써 농작물이 나이를 먹는 시간을 거의 ‘정지’에 가깝도록 멈춘 것으로, 수박의 생육속도를 조절, 수박의 노화를 억제했다.
 
이를 통해 올해 장마를 앞두고 수박의 저장기간을 기존 3일 이내에서 최대 10일까지로 크게 늘려, 기존 저장 기간인 3일 이후에도 수박 당도와 품질을 수확 당시와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또한 장마철에는 수박의 평균 당도가 떨어지다 보니 당도가 높은 수박의 경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지난해 장마 기간(6월17일~8월4일) 동안 수박 가격과 산지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 우기에는 수박 가격이 더 비쌌다.
 
하지만 이마트의 경우에는 장마철에 수박 산지 가격이 평균 10% 이상 상승하더라도 미리 저장한 수박을 통해 장마철 이전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CA저장고를 통해 소비자들은 장마철에도 맛과 품질 좋은 수박을 저렴한 가격에 사는 것이 가능해 진 것이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농가 입장에서도 CA 저장은 수익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장마철에 수박 평균 당도가 2도 이상 떨어져 맹탕 수박이 되면 농가들이 수박을 폐기하는 경우가 발생하지만 이마트가 장마철 이전에 수박을 매입해 맛과 당도를 유지하면 기존 가격대로 수박을 판매할 수 있어 농가 수익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이마트는 수박뿐 아니라 장마철에 당도와 맛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여름과일인 메론 1800통, 거봉 3000박스, 천도 복숭아 5톤도 CA 저장을 통해 선보인다.
 
메론, 천도복숭아, 거봉 등 여름 과일의 경우 장마철이 되면 수박과 마찬가지로 당도와 맛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CA 저장을 통하면 장마철에도 장마철 이전과 동일한 품질의 과일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두와 천도 복숭아 같은 경우 CA 저장을 통해 저장기간을 1개월 가량 늘리는 것이 가능해져 해당상품의 시즌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이마트는 상추도 이마트 후레쉬센터 저장을 통해 가격 안정에 나선다.
 
상추는 한번 비가오면 상품성 저하로 3일 동안 출하를 못하게 되는데다, 7월 중순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바캉스 수요로 지난해에도 장마철 가격이 평상시 대비 135.2% 급등했으며, 심지어 4배까지 가격이 오르는 품목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온도와 습도를 제어할 수 있는 후레쉬센터 저온저장 시설을 통해 저장기간을 기존 2일 이내에서 15일 까지 늘리는데 성공해, 올해는 장마기간에도 장마 이전 가격으로 상추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이처럼 CA저장과 저온저장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자두, 천도복숭아는 최대 3개월 이상 시즌 확대, 수박, 메론, 포도는 최대 15일 연장, 상추는 최대 1개월까지 저장기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는 후레쉬센터 운영을 통해 선진국형 농수산물 유통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농수산물에 대한 가격 안정화 뿐만 아니라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품질 좋은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도 CA저장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이상기온 등으로 급등락하는 과일과 채소를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이마트)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헌철 기자
정헌철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