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된 갤럭시..삼성전자 2분기 '휘청'(종합)

IM '부진' 반도체 '양호' 소비자가전 '굿'

입력 : 2014-07-08 오후 4:59:2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급락했다. 갤럭시S5의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결과는 하향 조정된 수치에도 한참을 못 미쳤다. 어닝쇼크 수준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IM(IT-모바일) 부문을 제외한 소비자가전(CE)과 반도체·부품은 선방한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IM 부문의 과도한 비중. IM 부문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담당해온 만큼 전체 실적에 미치는 타격도 컸다. 포트폴리오도 갤럭시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2분기 영업익 7.2조..어닝 쇼크
 
삼성전자(005930)는 8일 2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24.5% 감소했다. 전기 대비로는 각각 3.1%, 15.2%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하락이 눈에 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4일 각 증권사로부터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인 8조1239억원을 1조원 가량 밑돈다. 가장 낮은 예상치는 IM투자증권의 7조4510억원이었다.  8조원은 시장에서 제시한 마지노선이었다.
 
◇삼성전자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자료=삼성전자)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잠정실적 발표 직후 "갤럭시S5 반응이 좋지 않아서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을 꾸준히 낮춰왔다"며 "삼성전자 실적을 비관적으로 책정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실제 실적은 이보다 더 안 좋아서 다들 놀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매출액도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다. 2년 전으로 역행했다는 비관론이 제기된 이유다.
   
이는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IM 사업부의 부진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평가다. IM 사업부는 올 1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5.7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다른 사업부가 선방한다고 해도 IM 부문이 부진할 경우 전체 실적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IM 부문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원화 강세,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감소,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발생을 꼽고 있다. 특히 고수익을 담보하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수요가 급감한 데다 신흥국 중심의 중저가 시장은 중국 등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으로 경쟁이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왔지만 예상보다 더 안 좋다"면서 "삼성전자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은 환율이나 스마트폰 시장 정체 등 외부 변수는 업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5가 시장에서 힘을 못쓰면서 타격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적 효자 품목인 갤럭시가 끝내 부메랑이 돼 삼성전자 발목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IM 사업부는 갤럭시 시리즈의 호조에 힘입어 그간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원대로까지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반도체와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은 1조9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지속한 덕이다. 반면 시스템LSI 사업부의 부진이 전분기보다 다소 악화되면서 날개를 펴지는 못했다.
 
CE 부문에서는 3500억~4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증권사는 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900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브라질 월드컵으로 인한 TV 마케팅 확대와 이른 무더위로 인한 에어콘·제습기 등 계절 가전상품 판매가 급증한 덕으로 풀이된다. 특히 냉장고·청소기 등 프리미엄 가전에 주력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2분기가 저점?..3분기 실적두고 '갑론을박'
 
삼성전자는 대신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2분기 실적 악화는 구조적 문제가 아닌 일시적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의 경우 2분기와 같이 재고 감축을 위한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발생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기기 등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로 인한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사진=뉴스토마토)
 
그럼에도 금융투자시장과 관련 업계에서는 IM 부문에서 과거와 같은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벌써부터 지난해 3분기 올린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은 수년내 재현하기 어렵다고 단정짓고 나섰다.
 
무엇보다 3분기 역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더 격화됐으면 격화됐지 사정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하고 있다.  대화면으로 재탄생한 애플의 '아이폰6'가 대기하고 있는 데다,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도 한층 심화될 예정이다.
 
CE 부문은 3분기에도 프리미엄 시장을 주력으로 하면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도체 사업의 경우 성수기 진입으로 인해 PC DRAM, 모바일 DRAM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부터 발목을 잡고 있는 시스템LSI 사업부문의 가동률 저하에 대한 우려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는 계절적 수요 증가와 갤럭시노트4를 중심으로 한 신제품 출시, 중저가 모델 라인업 강화에 의한 IM 총괄 실적 회복, 반도체 총괄의 지속적인 실적 호조, DP 총괄의 실적 개선 등으로 빠르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보급형 스마트폰 신규 모델 출시로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통신부문 실적이 증가하고, 낸드플래시 가격 안정화로 메모리 부문 실적 개선도 이어질 것"이라며 "3분기에는 8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7조9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은 플렉시블 스마트폰 등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모델 출시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 등 새로운 이익 드라이버가 출현할 때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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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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