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외국인 자본이 러시아를 빠르게 이탈하자 경기 부진 불안감이 커졌다.
9일(현지시간) CNBC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보고를 인용해 올 초부터 지난 6월까지 6개월간 러시아를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75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러시아를 이탈한 627억달러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자금유출 규모가 9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 올해 안에 1000억달러까지 러시아를 이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자금 유출 속도가 가팔라진 이유는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 때문이다. 연이어지는 제재로 러시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했던 돈을 회수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가 지속되자 비자발급을 중단하고 몇몇 기업과 고위 관료들의 자산을 동결시키는 등의 제재를 가했다.
서방은 그래도 사태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다. 더 많은 기업과 정치인들의 경제활동이 어려워져 경기 둔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알렉세이 쿠드린 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 추가 제재 없이 현 제재만 이어져도 올해 러시아 경제 성장률의 1~1.5%포인트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쯤 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성장률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방의 추가 제재를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푸틴은 "우리는 결코 고립주의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언제나 국제사회의 일원이었으며 EU와의 결속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