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이통사 출자전환이 벽에 부딪힌 지금 팬택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존폐 기로에 서 있습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기를 눈물로서 호소드립니다."
팬택의 눈물어린 호소에도 칼날을 쥐고 있는 이동통신 3사는 꿈쩍하지 않았다. 기존에 취해온 방침 그대로 팬택 매출채권에 대한 출자전환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팬택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사와 채권단에 'SOS'를 보낸 10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팬택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긴 했으나 '기존 입장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017670)은 10일 "팬택의 상황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무거운 마음으로 심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KT(030200) 역시 "팬택이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 안타깝고, 회생해서 IT 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도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우 팬택 대표가 10일 마포 팬택 상암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통3사에 출자전환을 요청하고 있다. ⓒNews1
팬택의 간절한 호소에도 이통사가 쉽사리 출자전환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이통3사는 '주주가치'를 첫번째 문제로 꼽지만 그 이면에는 팬택의 부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담겨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주식회사로서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 제반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영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지만 이통사로서도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기존 방침에서 달라질 요인이 없다"고 꼬집어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통신사도 팬택과 다같이 노력하고 싶은 것은 맞지만 주주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며 "솔직히 구조조정에 기업 슬림화 등 통신사 내부 사정도 호락호락하지 않다보니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준우 팬택 대표는 "이통사의 출자전환이 이뤄져 재무구조가 개선된다면 충분히 생존이 가능하다"며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수개월간 실사를 거쳐 검증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확장과 매출확대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