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IT·금융 어닝에 쏠린 눈..美증시, 황소장 지속되나

이번주 IT·금융 2분기 실적 발표..증시 향방 좌우할 전망
IT기업 순익 12.3% 증가 전망.."증시 강세 견인할 것"
금융 실적 전망, S&P500 업종 가운데 '최악'

입력 : 2014-07-14 오후 2:06:52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이번주 미국 대형은행들과 IT기업들의 실적이 대거 쏟아지는 가운데, 이에 따른 뉴욕 증시의 향방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시티그룹을 시작으로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15일), 뱅크오브아메리카(16일), 모건스탠리(17일) 등 금융주들이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은행들과 더불어 인텔·야후(15일), 이베이(16일), 구글(17일) 등 대형 IT 기업들도 이번주에 줄줄이 2분기 성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IT기업들이 호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주 잠시 한풀 꺾였던 뉴욕증시의 상승세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의 실적 부진은 시장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스트래지스트는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미국 주식시장에 상승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실적이 향후 지수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증시, 숨고르기..어닝모멘텀 기대감은 UP
 
지난주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와 S&P500지수가 한 주 동안 각각 0.73%와 0.9% 내려 1만6943.81과 1967.57를 기록하는데 그친 것이다.
 
특히, 다우존스 지수는 직전주에 사상 처음으로 상향 돌파했던 1만7000선이 다시 붕괴되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더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지난주 나스닥지수는 4415.49에 장을 마감해, 한 주간 1.57% 미끄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지수 하락 흐름에도 증시 낙관론은 여전히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부터 본격화되는 미국의 2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기에 앞서 잠시 숨고르기를 했다"며 "지수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다시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금융 정보 업체 팩트셋리서치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순익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와 2.7% 늘어 어닝 모멘텀을 이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나스닥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IT기업 2분기 실적 전망 장밋빛.."황소장 견인한다"
 
투자자들은 이번주에 공개되는 IT 업종의 실적 결과를 특히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IT 기업들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IT 기업들의 2분기 순익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2.3% 늘어나 S&P500지수군에서 가장 높은 실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해 전년 동기의 3.2% 감소에서 급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라이언 벨스키 BMO캐피탈마켓 수석 투자 스트래지스트는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견고한 재무제표를 갖고 있다"며 "지난 2000년부터 IT기업들은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 중 가장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IT 기업들의 구조 개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호실적 전망에 힘을 더했다.
 
유세프 스컬리 칸토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 11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야후에 대해 "제품 개선과 유저 증가를 위한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의 노력이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며 "야후는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에 따른 혜택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후는 알리바바의 지분을 무려 23%나 보유하고 있다.
 
더글라 클린턴 파이퍼제프레이 애널리스트도 "야후의 핵심 사업이 도전을 받더라도 알리바바가 그보다 더 많은 것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장밋빛이다. 앞서 인텔은 기대 이상의 PC 출하량 덕분에 2분기 매출이 134억~140억달러로 집계될 것으로 예측했다. 종전 전망인 125억~135억달러에서 상향조정된 것이다.
 
특히, 구글은 유튜브와 검색 사업 호조로 순익이 31%나 급증할 전망이며,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일부 사업부문의 분리를 요구한 이베이 역시 8%의 매출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T기업들의 주가 전망을 상향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파이퍼제프레이는 야후의 목표주가를 종전의 37달러에서 43달러로 올려 잡고, 투자 등급 역시 기존의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게다가 최근 스콧 케슬러 S&P캐피탈IQ의 애널리스트는 이베이를 매수추천 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는 "강력한 기업들의 실적은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함께 다우존스 지수를 1만7000선 위로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기술주가 집중된 나스닥 지수의 강세 전망에 더 큰 힘이 실리고 있다. IT기업 호실적 전망뿐만 아니라 밸류에이션 매력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도 "기술주들의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돼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나스닥 지수 만이 여전히 지난 2000년 3월10일 달성했던 사상최고치에서 700포인트 가량 떨어져 상승 여지를 남기고 있다.
 
크리스토퍼 르위스 FX엠파이어 애널리스트는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향후 4350선에서 지지를 받을 전망"이라며 "이후 4500선을 넘어서게 되면 장기 목표 수준인 5000선까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2분기 실적 전망 '우울'.."트레이딩 매출 악화"
 
다만 금융주들은 뉴욕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 업종들의 실적이 이번 어닝시즌의 최대 불안요소이기 때문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은행들의 2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 S&P500 지수 내 10대 업종 가운데 최악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금융업 10개 산업 중에서 무려 9개에서 순익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경제방송 CNBC 역시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2분기 금융주들의 실적이 평균 3.1%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톰슨로이터 조사에서 이날 발표되는 시티그룹의 2분기 주당 순익은 0.33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1.34달러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골드만삭스의 순익도 주당 0.33달러로 전년 동기의 3.70달러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은행들 실적 악화의 이유로 정부 규제 강화와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에 따른 트레이딩 매출 부진을 꼽았다. 
 
앞서 JP모건은 트레이딩 부문 악화로 2분기 이익이 19% 급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말 시티은행도 2분기 트레이딩 매출이 25%나 감소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에릭 바서스트롬 선트러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분기는 은행들에게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며 "대부분의 은행들은 트레이딩 부문 매출에서 15~25% 가량의 감소세를 경험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황소장 속에서도 금융주만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웰런 크롤본드레이팅에이전시 이사는 "시장에 경제 낙관론이 퍼지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금융주만은 예외"라고 평가했다.
 
바서스트롬도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어닝시즌 금융주들의 전망은 어둡다"고 내다봤다.
 
<이번주 미국 주요 금융·IT 기업들 실적 발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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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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